장기화에 따른 피로 누적 심각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의 코로나19 전담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마친 후 컨테이너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의 코로나19 전담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마친 후 컨테이너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던 간호사들이 잇따라 감염되면서 이들을 위한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로나19에 감염된 간호 인력은 총 190명이다. 특히 지난 6일 대구동산병원에 의료지원을 다녀온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간호사 감염 사례가 지속 늘고 있어 문제다.

이에 대한간호협회가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파악 조사를 실시했다. 협회 측은 “현장에서 초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 집중력 저하 등이 파악됐다”며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조사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면 대구광역시의 코로나19 전담병원 A 간호사는 “D레벨의 방호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기본적인 감염예방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며 “극심한 피로누적이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감염 예방의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염 예방 장비의 재사용도 간호사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자원 봉사를 했던 간호사는 “파견 초기 레벨D 방호복을 재사용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이 많았다”라며 “마스크도 장시간 착용하고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마스크가 젖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병원 감염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간호사의 감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구 지역의 또 다른 간호사는 “환자를 아직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 모두가 같은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 병원 내 현실”이라며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이지만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코로나19 현장에서의 연일 강행군에 간호사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심지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는 것이 현실”이라며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근무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감염으로부터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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