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장·건설업 여전히 안전관리 취약지대
고용노동부, 2019년 산업재해 현황 발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의 사망자수가 가장 많고, 전체 산업재해 가운데 80% 가까이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등 그동안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업종별 재해자는 기타의 사업(4만1811명, 38.3%), 제조업(2만9274명 26.8%), 건설업(2만7211명, 24.9%) 등의 순으로 빈발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기계기구,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1만3764명) ▲화학 및 고무제품 제조업(3172명) ▲식료품 제조업(2905명) 순으로 재해가 많이 발생했다. 기타의 사업에서는 ▲기타의 각종사업(1만3795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7722명) ▲건물종합관리,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5138명) 등의 순이었다.

건설업 재해예방의 패러다임 전환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2019년도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은 건설업이다. 2020명의 사망자 중 25.6%에 달하는 517명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사고 사망자로 범위를 축소하면 총 855명 가운데 절반 이상(428명, 50.1%)이 건설업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다른 업종의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건설업에 이어 제조업(492명, 24.4%)과 기타의 사업(406명, 20.1%)에서도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즉, 이들 세 업종에서만 전체의 70%에 달하는 1415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한편 규모별로는 5~49인 사업장과 5인 미만 사업장에 각각 4만9156명, 3만4522명의 재해자가 발생했다. 전체 재해자수(10만9242명)의 76.6%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외 규모별로는 100~299인 사업장 8263명, 50~99인 사업장 7825명, 300~999인 사업장 5355명, 1000인 이상 사업장 4121명 등으로 조사됐다.

 

 


◇나이 많을수록 재해에 더 노출돼 있어

재해현황을 살펴보면, 60세 이상 근로자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전반적인 추세를 살펴봤을 때 나이가 많을수록 재해자수도 늘어난다는 특징도 나타나, 고령근로자 재해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재해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체 재해자 가운데 29%(3만1661명)가 60세 이상 근로자로 확인됐다. 또한 연령별 재해자수 비율은 55~59세 16.4%, 50~54세 13.6%, 45~49세 10.4%, 40~44세 7.9%, 35~39세 6.8%, 30~34세 5.9%, 25~29세 6.4%, 18~24세 3.8%, 18세 미만 0.03% 등으로 집계됐다. 즉, 연령이 높을수록 재해자 비율도 높은 것이다. 사망자수 비율도 연령이 높을수록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통계에서 입사 연수에 따른 재해 현황이 발표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통상적으로는 입사 1~2년차의 신규 근로자에게 재해가 빈발한다고 알려져 있어, 이들에 대한 관리에 주력한다. 하지만 입사 연수를 생각하기에 앞서 근로자의 나이를 먼저 고려하는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재래형 재해 근절은 쉽지 않아

넘어짐, 떨어짐, 끼임 등 이른바 재래형 재해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고 재해자(9만4047명) 가운데 가장 많은 2만101명(21.4%)이 넘어짐 재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재해자 10명 중 2명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다음으로는 떨어짐(1만5103명, 16.1%), 끼임(1만3007명, 13.8%) 등의 순이었다. 3대 재래형 재해가 사고 재해의 51.3%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떨어짐 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347명으로 사고 사망자(855명)의 40.6%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사망자를 유발한 재해 유형이 끼임(106명, 12.4%)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떨어짐 재해가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넘어짐, 떨어짐, 끼임 재해는 후진국에서나 발생한다고 해서 ‘재래형 재해’라고 명명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한다고 해서 ‘반복형 재해’라고 부르고 있다. 반복형 재해의 근절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신체부담작업 완화 방안 필요

질병재해자(1만5195명)는 제조업(5590명, 36.8%)과 기타의 사업(4472명, 29.4%)에서 대부분이 발생했다. 사고 재해의 경우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재해가 줄어드는 양상이 뚜렷하지만 질병 재해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규모별 질병재해자수는 5인 미만 2651명, 5~49인 5436명, 50~99인 1275명, 100~299인 1821명, 300~999인 2175명, 1000인 이상 1837명 등으로 집계됐다. 5~49인 소규모 사업장의 질병재해자수가 가장 많지만 이외에는 규모와 상관없이 대부분 비슷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질병의 종류별로는 신체부담작업이 4988명(32.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사고성 요통(2362명, 15.5%), 난청(1986명, 13.1%), 진폐(1467명, 9.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질병사망자는 전체(1165명) 중 43.2%(503명)가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했다. 그 뒤를 이어 진폐(402명), 기타화학물질중독(47명)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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