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족 보행로봇·웨어러블부터 디지털 플랫폼까지 도입
기술발전이 안전보건관리 패러다임 전환시켜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클라우드 컴퓨팅 등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요약할 수 있는 기술혁신이다. 우리네 일상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들 기술은 이제 안전관리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드론을 활용한 안전점검이 더 이상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안전관리 패러다임이 어떻게 전환되고 있는 지 사례 중심으로 살펴봤다.

현대건설, 열화상·안면인식 출입시스템 도입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이 나와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로 건설현장에 비대면 열화상·안면인식 출입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현대건설은 스마트건설 기술을 시범 적용하고 있는 쿠팡 물류센터 현장 출입구에 해당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효과 검증 후 모든 현장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비대면 열화상·안면인식 출입관리시스템을 통해 근로자 건강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게 되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업무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번에 도입한 출입관리시스템은 열감지 센서 기능이 추가된 인공지능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마스크 착용 상태에서도 근로자들의 건강상태와 출입이력 등 근무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체온측정뿐 아니라 마스크를 적절하게 착용했는지 여부를 감지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출입이 제한된다. 즉, 무인·비대면 체크가 가능해 별도의 체온측정을 위해 관리자를 배치하고 근로자들과 대면해 일일이 체온을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 것이다.
현대건설은 열화상·안면인식 출입관리 기능을 현대건설의 IoT기반 현장 안전관리 종합 플랫폼인 ‘하이오스’(HIoS)에 추가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하이오스는 건설업계 최초로 개발된 안전관리 종합 플랫폼이다.

GS건설, 건설현장에 4족 보행로봇 활용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을 건설현장에 도입한다.
GS건설은 건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큐픽스(Cupix)와 협력해 미국의 로봇 전문기업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을 건설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실증시험에 성공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스팟은 지난해 출시된 4족 보행로봇으로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S건설과 큐픽스는 스팟에 라이다(LIDAR) 장비, 360도 카메라, 사물인터넷(IoT)센서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설치해 국내 건축 및 주택 현장에서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성남 소재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골조공사와 마감공사가 진행 중인 세대 내부를 대상으로, 서울 소재의 한 공연장 신축현장에서는 가설공사 현황에 대해 스팟이 자율 보행으로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GS건설이 기존에 활용 중인 3차원 건물정보 모델링(BIM) 데이터와 통합해 전기와 설비 공사의 간섭 여부 확인, 안전관리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GS건설은 이번에 성공한 실증결과를 토대로 향후 아파트 현장 입주 전 하자품질 검토, 교량공사 현장의 공정 및 품질 현황 검토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스팟에 다양한 IoT센서를 장착해 위험구간의 유해가스 감지, 열화상 감지 등 건설현장 안전관리에도 본격 활용키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안전관리에 IoT·로봇·AI 적용

 

현대오일뱅크는 안전관리에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 도입한다. 공정제어에 주로 적용됐던 관련 기술이 안전관리로도 확대된 것이다.
그 핵심은 ‘무인순찰차량’과 ‘지능형 CCTV’다.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무인순찰차량은 정밀 GPS와 유해가스 감지센서, 열화상 카메라 등을 갖추고 있다.
자율 주행으로 24시간 공장 전역을 순찰하며 유해가스와 화재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비상상황으로 인식되는 정보는 통합관제센터에 신속히 전달돼 사고 발생을 예방한다.
지능형 CCTV는 관제요원 없이 인공지능만으로 CCTV영상 내 작업자의 이상행동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유해가스가 남아있을 수 있는 고위험 작업공간에 지능형 CCTV를 우선 설치해 작업자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정기보수 기간 동안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유해가스 감지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유해가스 감지시스템은 탱크, 타워 등 밀폐공간에 설치된 센서로 유해가스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관련 정보를 통합관제센터로 전달한다. 비상상황 시 즉시 경고음이 울리며 현장 작업이 중단된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유해가스로 인한 질식사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산림청, 웨어러블·지능형 안전모로 산림재해 대응

박종호 산림청장(왼쪽 첫번째)이 산악형 근력 증강형 보행 보조장치(웨어러블 로봇)를 착용하고 산불진화 시연을 하고 있다.
박종호 산림청장(왼쪽 첫번째)이 산악형 근력 증강형 보행 보조장치(웨어러블 로봇)를 착용하고 산불진화 시연을 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벌목 등 산림작업 시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산악형 착용 가능(웨어러블) 장비 개발사업’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산림청 스마트산림재해대응단은 산림과학기술 실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산불재난 대응 등 산림 내 작업 시 안전확보와 신속한 상황전파 등을 목표로 산림 맞춤형 ‘웨어러블 로봇’, ‘지능형 안전모’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개발 중인 ‘웨어러블 로봇’은 작업 자세와 보행을 보조해주고 산불 진화대의 근력 소모를 완화해 작업 피로를 덜어줄 수 있다.
‘지능형 안전모’에는 카메라 및 음성통화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 산불 상황실과 현장 작업자 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이전보다 신속한 현장 상황 파악과 산불 진화자의 안전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림청은 10월 말 1차 연도 사업이 완료되면 시제품을 납품받아 현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인천석유화학 ‘안전환경 디지털 플랫폼’ 구축 가속화

SK인천석유화학은 ‘안전·보건·환경(SHE)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공정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운전 예측 모델 개발, 드론 및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시설점검, 위험을 사전에 예지하는 정비시스템 등 디지털을 활용한 SHE 관리를 수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SK인천석유화학은 최근 모바일 기반 전자 작업허가 시스템(e-Permit)의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장 전체에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는 공정 내 모든 작업 관련 허가 절차를 모바일 앱을 활용해 다수의 구성원 및 작업자가 공동으로 점검 사항을 작성하고 승인하는 시스템이다.
전자 작업허가 시스템은 기존 종이 작업허가서로 진행되던 복잡한 절차를 디지털 시스템화하면서 오기나 필수 항목 누락 등을 사전에 방지하고, 오류가 있을 시에는 결재가 되지 않는 등 작업허가 절차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설계됐다는 특징이 있다.
또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현장에서 작업허가 작성과 결재가 가능해 이동 및 문서 작성.관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관리할 수 있어 이상 발생 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한편 영상분석기술 기반의 지능형 CCTV를 도입하는 등 관제 시스템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지능형 CCTV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영상분석기술을 적용해 공정 설비 이상 또는 화재, 누유, 위험행동 등을 감지하여 선제적으로 사고를 대응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이다.
사람이 직접 CCTV를 보고 있지 않아도,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CCTV가 이를 감지해 즉시 알람을 하게 되고, 이 알람을 통해 현장 구성원들이 빠르게 상황 파악 및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2018년 말 지능형 CCTV를 첫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공정 및 원유탱크, 변전소 지역 등을 중심으로 50여 개를 설치했다.
앞으로 SK인천석유화학은 저장탱크 지역 내 유증기 감지를 위한 열화상 카메라, 공정 내 가스 누출 감지 시스템, 부두 자동경보시스템 등과 연동되는 차세대 지능형 CCTV 시스템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스마트워치로 안전 골든타임 확보

 

포스코는 현장 근무자의 신체 이상 감지 시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는 스마트워치를 도입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에서 고위험 개소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 근무자 1200여명에게 스마트워치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스마트워치는 현장 근무자의 넘어짐, 심박이상, 추락 등 신체 이상이 실시간 감지되면 주변 동료들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냄으로써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설비점검을 위해 현장을 순찰하다 심박이상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스마트워치가 이상증세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주변 동료들에게 긴급구조를 요청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제철소라는 대규모 작업장 특성상 근무 중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적기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일부 공장에서 2개월간 시범 적용을 해본 결과, 현장 근무자들로부터 단독 작업 시 안전사고 대응에 유용하다는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 스마트워치를 협력사 근로자에게도 배포해 안전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토탈, 설비 빅데이터 도입…안전·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한화토탈은 충남 서산의 대산공장에서 가동 중인 모든 설비들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조회할 수 있는 ‘설비정보포탈(AIP, Asset Information Portal)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화토탈에 따르면 이번에 구축한 설비정보포탈은 대산공장에 설치된 30만개 설비의 사양, 도면, 점검이력 등 다양한 정보를 일반 포탈 사이트처럼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장 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설비가 매우 많은 장치산업의 경우, 설비와 관련된 정보가 부서별 또는 단위공장별로 개별 관리되면서 작업 때마다 직원들이 최신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한화토탈은 이번에 구축된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연간 약 3만2000시간의 업무시간 단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설비 현황분석과 적시 정비활동을 통한 사고예방 등 매년 22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토탈은 스마트 플랜트로의 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14년 재무·영업·물류·생산·설비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고, 2017년부터는 2단계 프로젝트로 단지 내 무선통신망(P-LTE) 구축, 방폭스마트폰 도입, 이동형 CCTV 설치 등을 시행했다.

서울시설공단, 밀폐현장 유해가스 자동감지

서울시설공단은 여름철 공사현장 중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 경보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밀폐공간 곳곳에 유해가스, 강우 감지 센서, 위험 경보기를 설치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소형 스마트 측정기로 유해가스 확산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설공단은 작업자들에게 휴대용 가스감지기를 지급해, 유해가스 사고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공단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청계천 차집관로 보수공사 현장에 이 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
시범 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후에는 서울 도심지 공사현장에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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