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감식에서 화재 원인 특정하지 못해
“외부 물리력으로 인한 차량 폭발 화재는 아냐”

지난 21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지난달 21일 오전 8시 29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소재 대형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지난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로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 석달여 만에 물류창고에서 또다시 대형 화재가 났다.

지난달 21일 오전 8시 29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소재 한 대형 물류창고에서 불이 나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진화는 비교적 빨리 이뤄졌지만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퍼지면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8시 39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했지만, 사고 현장 내 실종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오전 9시 10분께에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190여명과 구조장비 76대를 투입했다.

불은 오전 10시 30분께 잡혔지만, 연기와 유독가스 등으로 인명 수색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건물 지하 4층의 경우 공간이 넓어 최초 발화지점까지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는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로 연면적은 11만5085㎡에 달한다. 화재 당시 건물에는 모두 69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날 사망한 근무자는 모두 30~40대 남성들로 확인됐다. 이들이 발견된 곳은 냉동, 냉장시설이 갖춰진 지하 4층으로, 냉동 탑차 등이 진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권오거 경기 용인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사망자가 발견된 지하 4층은 통상적인 냉동, 냉장 공간으로 물건을 상하차 하는 곳”이라며 “비상탈출구가 있었음에도 탈출을 하지 못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서장을 팀장으로 형사 29명, 피해자보호팀 10명,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원 23명 등 총 62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번 화재의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합동감식에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청,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등이 참여했다.

합동감식반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불이 시작된 곳으로 추정되는 건물 지하 4층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감식을 벌였다. 그러나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김기헌 용인동부경찰서장은 브리핑에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하다”며 “일각에서 알려진 바와 달리 외부 물리력에 의한 충격으로 차량이 폭파하면서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덧붙여 “불은 냉동창고 안쪽 구석에 있는 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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