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2% 벌초 작업하다 발생
밝은 계열 긴 옷·모자 착용해야

소방당국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국에 사상 첫 벌쏘임 경보를 발령했다. 소방청은 벌쏘임 사고 예보를 종전 ‘주의보’에서 ‘경보’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벌쏘임 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소방청은 지난달 13일, 2주 연속 벌쏘임 사고가 주 300건 이상 발생하자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 동안 119구급대가 이송한 벌쏘임 환자는 1만6751명으로 조사됐다. 한 해 평균 5584명이 벌쏘임 사고를 당한 셈이다. 벌쏘임 사고는 7월부터 급증해 벌초와 성묘 활동이 이뤄지는 9월까지 주로 발생했다. 3년간 7~9월 벌쏘임 환자는 전체의 75.7%(1만268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벌쏘임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산·논밭·강(5980명, 35.7%), 주택(5077명, 30.3%), 도로변(1736명, 10.4%) 등의 순이었다.

추석을 앞둔 상황에서는 벌쏘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3년간 벌에 쏘여 숨진 사람은 31명이었는데, 이 중 10명(32.3%)이 추석 전 벌초 작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우였다.


◇사고 예방법 숙지해야

벌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고 대비 행동요령을 준수해야 한다. 먼저 벌초 전에는 무덤 주변 등 벌집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5∼10분 동안 주변을 조심히 돌면서 벌이 날아다니거나 벌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무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말벌류는 주로 땅속 빈 공간에 집을 짓기 때문에 사람 발걸음이나 예초기 진동이 전달되면 공격할 확률이 높다.

한 지점에서 말벌이 왔다갔다하면 그 주위에 벌집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작은 구멍 앞에 흙덩이가 쌓여있는 경우 장수말벌집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벌집 발견 시에는 즉시 신고하고, 안전하게 제거한 뒤 벌초나 성묘 작업을 해야 한다.
또 벌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밝은 색 계열의 소매가 긴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벌을 자극하는 향수.화장품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장거래 소방청 119생활안전과장은 “벌에 쏘였을 때에는 신속히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벌독에 의한 사망자의 79%가 벌에 쏘인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했다”라며 “말벌의 독성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히 119에 신고한 후 1시간 내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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