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여야 막론 안전분야서 날선 지적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여야 막론 안전분야서 날선 지적
  • 김성민 기자
  • 승인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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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가산업단지 안전관리 전담 인력 30명에 불과…1곳당 1명 꼴
끊이질 않는 ‘위험의 외주화’, 하청노동자 보호 위한 안전보건조치 必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20일 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각 위원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대형 화재사고를 비롯해 위험의 외주화, 산재은폐 등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안전 문제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여기에 종합 국정감사에서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논의, 산안법의 현장 적용성 제고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정부가 현안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안전보건 관련 주요 사항들을 정리한 것이다.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최근 4년간 산재보험 부정수급 환수율 7.9%에 그쳐
최근 4년간 산재보험 부정수급 환수결정액 중 불과 7.9%만이 환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산재보험 부정수급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산재보험을 부정수급해 부과된 환수결정액 455억원 중 실제 환수된 것은 36억원(7.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13.3%였던 환수율은 하락세를 보이며 2018년 8.3%, 2019년 6.7%까지 낮아졌다. 2020년(8월 기준)에도 2.6%의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환수가 불가능해진 부정수급 결손액은 162억3800만원으로 전체 환수결정액의 35.7%를 차지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41조)에 따르면 보험료, 징수금 등의 소멸시효는 보험급여 지급일로부터 3년이다.

한편 산재보험 부정수급 건수는 총 1199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휴업급여, 유족급여 등 보험급여 부정수령’이 991건(82.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초요양 승인취소 113건(9.42%)’, ‘사무장 병원 78건(6.5%)’, ‘평균임금 조작 17건(1.4%)’ 등의 순이었다. 특히 이중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의 산재보험 부정수급금액이 전체의 35%(159억)를 차지했다.

송옥주 위원장은 “산재보험 부정수급 문제는 몇 년째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오히려 부정수급 징수결정액이 점점 더 증가하고 환수율은 감소하고 있다”라며 “현행 3년의 시효를 연장하고 환수관련 규정 정비와 사무장병원 등 부정수급에 가담한 사람에 대한 처벌강화 등 현실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가산단에서 안전사고로 89명 사망…안전인력 확보 시급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성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국 국가산업단지 내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음에도, 정작 안전관리 전담인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이성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국가산업단지에서 16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236명(사망 89명, 부상 147명)에 달했다.

참고로 산업단지공단의 안전사고 집계 현황은 전수 데이터가 아닌 피해확산 방지 목적에 한해 집계된 것이다. 구체적인 기준은 ▲사망사고 ▲재산피해 1억 이상 사고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 ▲언론중대보도 등이다.

국가산업단지별 안전사고는 울산(36건), 여수(21건), 구미(17건), 남동(16건), 반월(14건), 시화(11건), 대불(7건) 등의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화재(71건, 43.3%)’ 및 ‘산업재해(51건, 31.1%)’ 비중이 가장 높았다.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액은 563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안전사고에 따른 전체 재산피해액(585억)의 96.2%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사망한 근로자 89명 중 절반 이상(52명, 58.4%)은 산업재해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유형의 안전사고는 매년 조금씩 감소하는 반면, 산업재해 발생 건수와 인명피해 규모는 줄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안전사고 피해규모에 비해 전국 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전담인원은 30명, 겸직인력은 18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마저도 전국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와 본사 인력을 제외하면 산단 지역본부별 전담인력은 1명, 겸직인력은 1.4명인 수준이다.

산업단지공단은 중소기업이 밀집한 시화국가산업단지와 여수석유화학산업단지의 안전강화를 위해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각각 1명 증원한 것에 그쳤다.

이성만 의원은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제조업체들이 안전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 역시 산업단지공단의 역할”이라며 “상시 관리가 가능하도록 전문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추고 필요한 인력도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산업재해 미보고 적발 4583건 달해


◇발전 5개사 사상자 97%는 하청노동자
발전 5사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노동자의 97%는 하청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전 5개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총 508건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노동자 30명이 죽고, 511명이 다쳤다.

이 의원은 “발전 5개사에서 숨진 노동자 30명 중 29명이 하청노동자”라며 “원청노동자의 사망사고는 목욕 중 실신으로 발생한 것으로, 작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의 피해자는 모두 하청 노동자이다”라고 질타했다.

부상을 입은 노동자도 대부분 하청노동자였다.
이 의원은 “부상을 입은 노동자 511명 중 원청노동자는 17명인 것에 비해 하청노동자는 무려 494명에 달한다”라며 “발전 5개사에서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뚜렷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올해만 해도 발전 5개사 산업재해자 26명 중 4명을 제외한 22명이 모두 하청 노동자였고 이중 사망한 1명 역시 하청 노동자였다”라며 “공기업이 하청노동자의 안전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의 안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길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 행안위 여야 의원들은 지난 13일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회복차량’을 늘리는 등 처우개선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길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 행안위 여야 의원들은 지난 13일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회복차량’을 늘리는 등 처우개선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행안위 여야 의원, 소방공무원 처우개선 및 장비충원 전폭 지원 약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여야 의원들은 지난 13일 소방청 국정감사를 통해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사고에서 드러난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처우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국감에서는 70m 이상의 고가사다리차 보급의 필요성이 수차례 언급됐다. 지난 8일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당시 울산에는 고가사다리차가 없어 부산에서 70m 고가사다리차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울산소방본부에 70m 고가사다리차가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라며 “최대 23층까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70m 고가사다리차는 전국에 10대 뿐인데 전국의 30층 이상 고층건축물은 4392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70m 고가사다리차가 없는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주거 형태가 고층화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고가사다리차 관련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문호 소방청장은 “시도별로 70m 고가사다리차 한 대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정 청장은 “고가사다리차는 덩치가 크고 높기 때문에 건물 이격거리를 15m 이상 확보하지 않으면 작동을 하지 않고, 강풍이 불면 작동을 멈추는 안전기능이 있다”며 고가사다리차 확보가 고층건물 화재진압에 만능은 아니라고 밝혔다.

같은 당 양기대 의원은 정 청장에게 “고가사다리차만으로 힘들다면 소형 사다리차도 적절히 섞어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양 의원은 “소방관들이 화재 당시 건물 옆에서 쪽잠을 잤다”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회복 차량’을 절대적으로 늘리는 등 소방관 처우개선 및 장비충원을 위해 예산을 적극 활용할 것”을 독려했다.

권영세 의원(국민의힘)은 “소방관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관련해 언제든 국회에 요구하면 저희가 예산이나 법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박영수 의원도 “행안위 안에 5명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있는데, 다른 예산을 절감해서라도 합심해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선 건축자재 관련 규정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가연성 외부 마감재가 화재 확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라며 “경제성 논리, 특정 집단의 반대가 화재안전 법령 개선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재안전 기준만큼은 국민의 생명안전 중심으로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가연성 외부 마감재에 대한 화재안전 성능 기준을 높이는 문제는 비용과 효율 문제로 개선되고 있지 않은 사항”이라며 “이번 화재를 계기로 관련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토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고층건축물 4392개인데 70m 고가사다리차 10대 뿐


◇여전한 산업재해 은폐…체계적 관리감독 필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숨기는 관행이 만연하다며 고용노동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고용노동부가 임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산업재해 미보고 적발 건수는 총 4583건에 달했다. 이들 사업장에 부과된 과태료만 해도 약 159억 8900만원에 이른다.

세부 내역을 보면 사업장 감독 시 적발된 경우가 159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산업재해 보상 대신 건강보험으로 부당 청구해 적발된 사례가 1512건이었다.

지난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산업재해 은폐에 대한 처벌규정이 강화됐지만, 2018년 801건, 2019년 991건 등 산업재해가 발생했음에도 보고하지 않는 사례는 여전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의 산재은폐 사례는 218건으로 전년도 대비 크게 줄어들었으나,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종성 의원은 “산업재해 보고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연히 진행돼야 하는 절차”라며 “산재를 은폐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의 유기적 연계 등 체계적 관리·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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