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화재, 3층 야외 테라스에서 발화
울산 주상복합 화재, 3층 야외 테라스에서 발화
  • 정태영 기자
  • 승인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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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데크에서 시작해 건물 외장재로 번진 것으로 추정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아냐…잔해물 분석 통해 원인 규명
지난 11일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 등이 2차 합동 감식에 앞서 화재 잔해물을 정리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지난 11일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 등이 2차 합동 감식에 앞서 화재 잔해물을 정리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지난 8일 발생한 울산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대형화재는 3층 야외 테라스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 11일 사고 현장에서 2차 합동감식 중간 브리핑을 갖고 “발화지점은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데크”라고 밝혔다.

수사팀에 따르면 3층 테라스에서는 연소 패턴과 그을림, 시멘트 박리(녹아내림) 등이 발견됐다. 감식에 참여한 5개 기관 모두 해당 지점을 발화점으로 특정했다. 또한 3층 테라스 외벽에서는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불길이 ‘V’자 형태로 번지는 흔적도 발견됐다.   

수사팀은 3층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으로 건물 외장재에 옮아 붙었고, 건물 전체에 번진 것으로 추정했다. 최초 신고가 들어온 12층 에어컨 실외기는 화재 정도가 경미해 원인에서 배제됐다. 다만,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아니다”면서 “잔해물 등을 분석해 구체적 원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지방경찰청 수사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전기가스공사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화재현장에 진입해 감식을 진행했다. 지난 9일 1차 감식에서 낙하물 추락 등 현장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10일 안전시설물을 설치한 뒤 이날 2차 감식에 들어갔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 남구 달동 소재 33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건물에서 거주하는 127세대 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했고 77명이 옥상과 내부 대피공간에 피신해 있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주민, 소방대원 등 93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대피 도중 찰과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단순 연기흡입과 찰과상 등 경상이지만, 이 중 3명은 연기를 과다 흡입해 중상자로 분류됐다. 화재는 9일 오후 2시 5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사망자 0명…소방·주민들 대처 잘해  
이번 화재는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소방대원과 주민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로 큰 피해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직후 소방의 신속한 대응과 주민들의 협조로 신생아와 노인 등을 차례로 대피시키면서 단순 연기흡입 환자 외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불이 난 주상복합건물은 지하 2층, 지상 33층 규모로 127세대와 상가가 입주해 있다. 강풍으로 불이 삽시간에 번진 위기상황이었고, 화재 당시 수백명이 건물 안에 있었다.

불이 나 연기가 퍼지자 주민들은 일사불란하게 화재 발생을 알렸다. 소방본부는 화재발생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피난층(28층)과 옥상 등지로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알렸고, 3시간 만에 이들을 모두 구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소방 당국과 주민들의 대응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 “강풍 속에서 순식간에 불길이 33층 건물 전체를 뒤덮어 자칫 대형 참사가 될 뻔한 아찔한 사고였지만,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으니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당국의 대응이 빛을 발했다. 5분 만에 신속히 화재현장에 출동했고, 곧장 건물 내부로 진입해 집집마다 구조를 도왔다”며 “마지막 일가족 3명은 실신 직전에 33층에서 업고 내려오는 등 전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부산에서 70m 고가사다리차를 긴급 지원받는 등 부산, 대구, 경북, 경남 등 인근 시도의 특수장비들이 신속히 지원되고, 4대의 소방헬기와 1300명의 소방인력이 동원되어 입체적이고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며 화재를 완전진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침착한 대응이 빛났다”며 “소방대원들의 지시에 따르고, 서로 도우면서 안전계단을 통해 화재대피 매뉴얼대로 행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의 대비와 매뉴얼에 따른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절감한 사고였다”고 돌이켰다.

문 대통령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많은 숙제가 남았다”며 “외장재의 안전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건축된 고층건물은 여전히 대형화재의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부족한 초고층 고가사다리차 보강도 절실한 과제”라며 “정부는 이번 화재 사고를 통해서 드러난 개선과제를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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