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ty Column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2020년 9월 21일 아침 출근길에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점포와 창고 20여 곳이 소실되었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2016년 대구 서문시장, 2017년 소래포구 어시장, 2019년에는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에서 큰불이 발생했다. 이처럼 전통시장의 화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대형화재 예방을 위한 방안들을 짚어보자.


첫째, 칸막이벽 설치 및 상품진열시 가이드라인 마련
전통시장에서 불이 나면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를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전통시장 자체가 칸막이벽이 없는 경우가 많고, 설사 칸막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인들이 경쟁적으로 물건을 칸막이벽 앞으로 진열하다보니 칸막이벽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인근 상가로 순식간에 화재가 확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칸막이벽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가는 내화구조 또는 불연재료 이상의 재료로 칸막이벽을 설치하고, 상가번영회 등에서는 진열상품 전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진열상품이

칸막이벽을 벗어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가판대 정리를 통한 소방차 진입로 확보
통로가 대부분 가판대에 의해 막혀있기 때문에 소방서가 시장과 아무리 가까이 있다하더라도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통로에 가판대 설치를 허가했을 경우, 가판대는 이동이 용이해야 하고 퇴근 시에는 한쪽으로 밀어서 정리해 놓아 소방차 진입이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

일본 전통시장의 경우에는 통로에서 가판대를 찾아보기 힘들고 관광지가 있는 전통시장의 경우 통로 중간에 가판대를 설치하더라도 이동이 용이하도록 바퀴가 달려 있다. 또 퇴근할 때는 반드시 가판대를 건물 내로 들여놓아 상인들이 퇴근한 야간이더라도 소방차 진입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


셋째, 옥내·외 소화전 설비의 사용법 익히기
시장의 경우 바닥면적 합계가 5000㎡ 이상이거나 사람이 500명 이상인 경우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자동화재탐지설비도 연면적 1000㎡이면 설치해야 한다. 옥내소화전설비는 연면적 1500㎡이상, 옥외소화전설비는 지상 1층 및 2층의 바닥면적 합계가 9000㎡ 이상이면 설치해야 한다.

이처럼 관련 법규는 어느 정도 잘 정비되어있다. 소화설비의 현대화가 이루어진 시장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설치된 소방시설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옥내소화전 설비도 그렇고 옥외소화전 설비도 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평상시에 화재예방에 대해서 상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소화기 사용법, 옥내·외 소화전 사용법 정도는 잘 익혀놓을 필요가 있다.


넷째, 임시로 가설한 전기배선 및 가스배관의 관리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점포 앞면이 개방되어 있고, 가판대를 이용하여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점포들은 겨울철이 다가오면 바닥에 임시로 가설한 전기배선을 통해 전기매트, 전기히터 등의 전열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임시 가설한 전기배선은 외부로 노출되어 있어 상인이나 손님들에 의해 밟힐 때가 많고, 물건이나 각종 기구 등에 의한 끼임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곧 접촉불량으로 인한 전기불꽃을 유발하기 쉬워 전기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각종 전열기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과부하로 인한 화재를 유발한다.

따라서 임시 가설한 전기배선은 전선관 등으로 규정해 적합하게 배선하고, 전열기는 하나의 배선에 단독으로 사용하여 과전류에 의한 화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외에도 호스로 임시 가설한 가스라인을 정식 배관으로 바꾸고, 소방서, 상가번영회 등을 통한 지속적인 화재예방의 홍보 및 계도도 필요하다. 소방차의 통로진입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하여 각 구역보다 연결살수설비를 설치하여 소방차가 상가내부로 진입하지 않고 상가인근에서도 즉시 소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