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적재물·재실자 피난 행동특성 고려 가능

앞으로는 건축물의 특성을 반영한 화재안전 설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특성(재실자수·행동특성, 내부 공간구조 등)에 따라 안전성능 목표치를 설정하여 화재설계를 하는 ‘성능기반 화재안전 설계기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성능기반 화재안전 설계는 건축물 내 모든 재실자가 피난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안전 성능 목표치를 설정하고, 반복적인 화재·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해 목표성능을 확보하는 설계를 말한다.

현행기준은 건축물 용도 및 규모(층수, 면적 등)가 유사한 구조·형태에 따라 일률적으로 내화구조 및 피난안전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내화피복 두께, 면적에 따른 방화구획 설치, 피난계단 개수 및 설치기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화재안전과 관련해서 통일적인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재실자의 피난 행동특성, 건축물의 공간 및 구조특성, 내부 적재물 등의 화재 위험도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디자인의 건축물을 건축하고자 할 때 현행 화재안전 기준을 준수하면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성능기반 설계 도입 시 건물 형태와 구조 등을 고려하게 된다. 또한 화재발생 시 모든 재실자가 피난을 완료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상하여 화재·피난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결과에 따라 창의적인 디자인의 건축물 설계가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법규적용이 어렵고 복잡한 형태의 건축물(초고층 건축물, 대형쇼핑몰, 공항터미널)의 화재안전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성능기반 설계방식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5년 동안의 연구개발 결과, 성능기반 화재안전 설계기준을 만들고, 과천, 대전, 인천 등에 위치한 기존 건축물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국토부는 올해 8월까지 성능기반 화재안전 설계기준을 수립하고, 연내 건축법령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건축물도 특성에 맞는 옷을 맞춰 입을 수 있도록 설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건축물 성능기반 화재안전 설계의 단계적 도입을 통해 인명 및 재산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화재안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물 설계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