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ty Column

정성효 DL이앤씨 기술안전팀장(공학박사)
정성효 DL이앤씨 기술안전팀장(공학박사)

 

도로교통공단의 분석 자료에 의하면 교통사고는 1991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2004년에 반감기에 도달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교통사고는 3E(Engineering, Education, Enforcement)나 4M(Man, Machine, Media, Management) 같은 안전기법이 아닌 의외의 설비에 의해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1997년에 설치하기 시작하여 2000년 전 지역으로 확대된 무인형 과속 단속 카메라이다. 무인형 과속 단속 장비가 설치되면서 교통사고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고, 내비게이션 사용에 의해 획기적인 감소가 일어났다. 내비게이션은 무인형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면서 내비게이션이 국내 차량에 장착되기 시작했고,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내비게이션의 사용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는 곳은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교통사고 고위험 지점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고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게 카메라의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구현되면서 운전자들이 고위험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고 교통신호를 지키게 된 것이 교통사고가 감소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유의할 점은 과속단속 카메라보다 카메라의 위치 다시 말해서 교통사고 고위험 장소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교통사고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2007년 12월부터는 여러 대의 카메라를 조합하여 시점부와 종점부 통과시간을 측정하여 특정 구간에서의 평균속도를 제한하는 구간속도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도로의 과속 및 교통신호 단속 시스템과 같은 형태로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분석해보면 설비적인 결함에서 발생하는 사고보다 부주의(不注意)한 행동에서 기인한 것이 대다수이다. 안전공학에서도 불안전한 행동이 전체 안전사고의 88%를 차지하고 있음을 주지(周知)하고 근로자의 주의환기(注意喚起)를 통해 불안전한 행동을 제거하는 안전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과속단속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은 과속이나 신호위반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행정처벌로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단속지점(교통사고 고위험 지역) 인근에서 카메라 설치위치 정보를 제공하여 운전자 스스로 안전규정을 지키도록 유도하여 교통사고 예방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산업현장에서도 근로자의 주의를 환기하여 작업 중 근로자 스스로 안전규정을 지키도록 유도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카메라와 통신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활용 범위가 비약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CCTV 시스템을 활용하면 가능한 일이다.
 

CCTV 시스템을 활용한 안전관리 방안이다.

1. 고위험 작업 장소에 작업 과정을 모니터 하면서 영상을 저장하는 CCTV를 설치한다.

2. 돌발 작업이나 터널 내부, 건축물 내부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배터리 전원을 이용하는 자석형 탈부착 무선 CCTV를 사용하고, 옥외 고소 장소는 태양광 전원설비를 사용한 무선 CCTV를 사용한다. 필요시 드론형 CCTV를 적용하고, 무선 와이파이를 적용하여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확인하고 스마트폰에서 CCTV의 스피커로 지시 사항을 전달한다.

3. 필요시 오토트래킹(Auto tracking)과 지능형 영상분석, 인공지능(AI), 지향성 스피커를 결합하여 작업 중 안전수칙을 위반하는 특정 동작을 감지하여 자동으로 경보방송을 내보내는 시스템을 구성하여 작업자의 안전기준 준수를 독려하고, SNS를 통해서 관련부서에 Alarm을 발송한다

4. 저장된 작업 영상을 근거로 안전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시행한다.

5. 녹화된 영상을 토대로 공감, 소통하는 감성 안전교육을 시행하여 근로자를 계도한다

6. 필요시 CCTV와 위치인식 비콘(Beacon) 시스템을 연계하여 근로자나 장비의 이동 동선, 특정 동작, 특정 상황을 감지하여 자동 촬영하는 프리셋(Preset) 기능을 활용한다.
 

CCTV 시스템은 피로나 감정에 의해 발생하는 휴먼에러가 없고, 24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충실한 안전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인공 지능형 영상분석으로 실시간 작업상황을 모니터하여 불안전한 행동 발생 시 자동 경고방송으로 시정하게 하고, 저장된 영상을 근거로 안전규정 준수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신상필벌을 시행하므로서 안전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가능하다. 이같은 형태의 CCTV 안전관리 시스템을 활용, 실시간으로 근로자의 주의를 환기하여 작업 중인 근로자 스스로 안전규정을 지키도록 계도해서 불안전한 행동을 제거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불투명 돔 360도 회전형 CCTV를 작업장에 설치하고 녹화 중 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하면 CCTV 주변에서 작업중인 모든 근로자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 2007년 필자가 시공 엔지니어로 참여했던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자재 도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큰 곤란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 심지어는 매입 시공된 설비의 노출부를 절단하여 망실하는 일까지 발생하여 현장 구성원 전체에게 간곡하게 부탁도 하고, 강력한 경고도 시행해 보았지만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현장을 감시하고 녹화하는 카메라 설치를 현장 전체에 공지하고, 전시 효과가 큰 대형 크레인을 동원하여 불투명 돔 CCTV 1대를 발전소 연돌(煙突) 상부에 설치했다. 놀랍게도 그 날 이후 자재 도난 사고가 말끔하게 사라졌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당시 설치했던 CCTV가 모조품(Dummy)이었다는 것이다. 당시의 카메라 기술과 현장 여건이 그 위치에서 카메라 한대로 현장 전체를 감시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배터리로 돔 내부의 LED 램프만 점멸되는 모조품을 설치했는데도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이 밖에도 많은 국내외 사례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CCTV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질서 유지를 위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장시간 긴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인간의 특성상 근로자는 끊임없이 부주의에 의한 위험에 노출된다. 부축을 받아 일어서는 모양을 의미하는 상형문자인 사람 ‘인(人)’ 글자처럼 CCTV 시스템을 근로자의 부주의(不主意)를 환기해주는 지원 수단으로 활용하면 불안전한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 산업현장의 근로자 모두가 스스로 안전규정을 준수하여 자신과 동료를 보호하는 신독(愼獨)의 안전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부주의를 방지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방편이 CCTV 시스템이다.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진흥법을 통해 안전관리용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고용노동부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안전관리용 CCTV 설치 비용을 안전관리비로 허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2021년 2월부터 중소형 민간 건축공사 현장까지 건설현장 안전관리용 CCTV 설치를 의무화 했다. CCTV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매하지 않고 임대 형식으로 사용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도 있다. 카메라와 무선통신기술, 인공지능을 활용한 CCTV 시스템을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에 적용하여 생명과 설비를 보호하는 안전문화를 견인하고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는 시대적 트렌드(Trend)가 조속히 구현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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