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보호구협회 이정수 회장

안전모와 안전대, 안전화 등의 보호구는 산업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장비다. 사고 예방은 물론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귀찮다는 이유로, 또 작업 시 불편하다는 이유로 보호구 착용을 등한시 하는 근로자들의 모습을 종종 찾아 볼 수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든다. 군인이 전쟁터로 나갈 때 총을 가지지 않고 나가는 것과 산업현장에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에 임하는 것이 무엇이 다를까.

본지는 6월 보호구 강조의 달을 맞아 사단법인 한국보호구협회 이정수 회장을 만나봤다. 여기서 보호구 착용문화의 확산 방안, 그리고 최근 보호구 업체의 동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사단법인 한국보호구협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협회는 1994년 6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보호구 제조ㆍ판매사들의 공식 사단법인체입니다. 보호구 산업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그간 보호구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앞장서왔으며, 보호구 착용의 생활화와 산재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왔습니다.

Q. 보호구협회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보호구 착용 문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져야 합니다.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킨다는 생각이 현장에 널리 자리잡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의식이 현장에 갖춰질 수 있도록 보호구 착용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기관 및 단체, 보호구 업체들과 함께 산업안전보건 슬로건인 ‘조심조심 코리아’ 캠페인을 펼치면서, 보호구 분야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조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호구 업체들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재취약 국가들에 대한 보호구 기증활동을 활성화시켜 우리나라의 보호구 위상을 강화하는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9년에는 한국-베트남 경제문화주간행사를 기념해 2만 여점, 4,000만원 상당의 보호구를 베트남 정부에 기증했고,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 정부를 통해 3,000만원 상당의 보호구를 기증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협회는 보호구 업체들과 함께 보호구 착용 문화의 조성과 사회적 공익 활동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이를 통해 보호구 산업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Q. 안심일터 만들기 추진본부가 6월을 ‘보호구 착용 강조의 달’로 정하는 등 보호구 착용에 대한 중요성이 최근 더욱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엄밀히 말씀드리면 보호구 착용은 재해 예방 수단으로 최상의 방법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물체가 떨어지지 않도록 방호망을 설치하거나, 분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는 등 재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사전조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만약 완벽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 보호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상 작업환경을 완벽히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장소가 일정하게 정해진 것이 아닌데다 작업내용도 가변적이기에 위험요인이 수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호구 착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보호구는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보호구 착용 하나만으로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보호구 착용이 다소 등한시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보호구 착용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안전경영, 근로자의 안전의식, 정부의 재해예방 정책 등 각 주체들의 재해예방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세가지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야 산업현장에 안전문화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보호구 착용도 자연스럽게 생활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조심조심 코리아’라는 로고가 삽입된 안전모를 산업현장에 보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전모는 보호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호구를 통한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조심조심 코리아’라는 슬로건이 담긴 스티커를 안전모에 부착하고, 약 55만개를 보급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도 공단의 ‘2011년 민간단체협력사업’에 참여해 100만개의 안전모를 보급하려 하고 있습니다.
워낙 많은 양을 보급한다는 점에서 안전문화의 확산 효과는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안전모에 한 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안전대, 안전화 등을 통해서도 안전보건 슬로건이 확산ㆍ보급될 수 있도록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현재 보호구 업계가 경기 불황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난제와 이에 대한 개선방안 등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보호구 산업은 근로자 건강, 복지와 연관된 발전가능성이 큰 미래 산업이지만,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의 활성화 정책이 첨단산업 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노동집약적 산업인 제조업은 자연적으로 뒤로 밀리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보호구 산업의 발전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도 보호구에 있어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기술개발 및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함께 보호구업체들이 합심해 보호구 착용 문화를 조성해나가고 해외시장의 판로를 개척해나간다면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 그밖에 보호구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들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국내 보호구 업계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보호구 산업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발전해나가려면 정부의 지원, 업계의 자정노력 등 다양한 활동이 조화를 이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보호구 업계 상호 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상대가 아닌 함께 발전해나간다는 동반자적 시각을 갖고 상호 간 진심이 담긴 마음을 나눈다면 보호구 제조ㆍ판매업체 내부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직면해 있는 어려움들도 하나둘씩 해결해나갈 수 있고, 산업현장에 질 좋은 보호구를 보급함과 동시에 보호구 산업전체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Q. 최근 우리나라 보호구제품의 해외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내 보호구 시장이 포화상태에 놓여있으면서, 일부 보호구 제조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해외 시장을 꾸준히 노크하고 있습니다. 협회 차원에서도 2005년부터 중소기업청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해외시장에 판로를 개척하려는 업체들을 꾸준히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2005년부터 싱가포르, 독일, 미국 등 세계 유명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전시회에 국내 업체들의 참가를 유도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물론 국내의 우수한 보호구 제품 및 기술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오는 10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안전보건분야 전시회인 ‘독일 국제안전보건전시회(A+A 2011)’에 한국관을 주관, 참가할 계획입니다. 참여업체들이 참가비용에 대한 부담없이 해외시장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물적·인적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Q. 앞으로 (사)한국보호구협회의 계획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협회가 보호구 산업의 구심점이자 토대로 자리매김했지만, 내부적으로 취약한 재정 등이 대외적으로 강화된 협회의 위상을 아직까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임기동안 취약한 재정을 타개해 탄탄한 재정자립도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대외적인 활동을 원활히 전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겠습니다. 양적 성장보단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협회와 회원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보호구협회의 기본 이념은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보호에 있습니다. 보호구 착용 문화의 생활화를 통해 안심일터, 안전일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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