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4월 들어 세계적으로 빈발하는 사고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시인 엘리엇과 그의 시가 생각난다.

지난 10일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가 러시아의 모스크바 서쪽 스몰렌스크 공항 인근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폴란드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폴란드 수뇌부 등 공식 대표단 96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는 짙은 안개로 시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한 순간 안전을 무시한 운행이 폴란드 전역을 비통에 잠기게 한 사고다.

이런 안타까운 사례는 비단 외국의 일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3월과 4월에 걸쳐 안타까운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공군 F-5 전투기와 육군의 헬기가 추락하며 무고한 군인들이 생을 달리하는가 하면 백령도 해상에서는 아직까지 원인 규명과 실종자 잔해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해군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해 나라 전체를 패닉(Panic)상태에 빠트렸다.

여기에 더해 천안함 실종자 구출 작업에 참여했던 쌍끌이 어선 금양호가 침몰해 선원 전원이 실종되는 사고가 있었고, 제주 이어도 남서쪽 3킬로미터 해상에서는 5만 톤급 석탄 운반선이 좌초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1주일이 멀다하고 사고가 터지다 보니 사회 전반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는 안전이 결핍되어 발생한 사고가 국민의 불안 가중은 물론 국가 경제마저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사례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가슴 아픈 사고들을 교훈삼아 사회 저변에 자리 잡고 있는 안전불감증을 반성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깨달아 보다 성숙한 안전문화를 만들어 가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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