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김태정 수석연구원

최근 경영진·관리자와 직원 간의 ‘역할바꾸기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의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증가하고 다양해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력이 다양해짐에 따라 직원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고충 유형도 단순히 급여불만, 상급자와의 갈등, 근무환경뿐 아니라 가정이나 성격 문제, 직무 적성 등 개인적인 사항까지 확대되고 있다. 해결방법으로 많은 회사가 다양한 고충처리 채널을 마련하고 있으나, 직원들은 회사가 고충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약하고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에 실제 활용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선진 기업은 어떠한 방식으로 고충해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을까?

첫째, ‘지속적 대화 프로그램(CDP: Continuous Dialogue Program)’을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하고 접근성을 높인다면 고충해결뿐만 아니라 예방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CDP는 직원들과 업무 연관성이 많은 관리자 주도로 진행하고 이메일, 대면 면담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야 효과적이다.

둘째, 업무상 고충해결을 전담하는 ‘Help Desk’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담당자가 고충의 접수, 처리, 피드백 과정을 전담함으로써 효율적인 고충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장이 분산되어 회사 차원에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때에는 온라인이나 유선을 이용한 ‘Help Line’ 구축도 활성화되어 있다.

셋째, 개인적 고충해결을 위해 ‘외부 전문업체의 핫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회사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개인신상 및 건강과 관련된 고충은 사외 전문업체의 상담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외부 전문업체는 전화상담, ARS, 인터넷 등의 경로로 고충을 접수하고 24시간 연중무휴 상담체제를 구축하기 때문에 긴급 상황에 처한 직원에게 신속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넷째, ‘동료참여제도(Peer Review)’를 운영하고 있다. 보통 고충해결은 관리자나 경영진이 주도하지만 직원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동료 직원과 경영진·관리자가 함께 패널을 구성하여 근로자의 불만, 고충을 처리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다섯째, ‘3심제(三審制)’를 운영하고 있다. 잘못된 결정을 방지하고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사안이라도 담당자를 달리하여 단계적으로 심사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충해결의 핵심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고충에 대한 피드백은 “24시간 이내에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발생한 사고의 사후 처리에만 급급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소한 고충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회사 발전의 주체는 직원이다”라는 마인드로 직원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고충해결의 기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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