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부발전(주) 녹색발전전략처 안관식 기술안전팀장

발전소는 통신, 교통, 금융 분야 등과 같이 그 기능이 마비될 경우 인명과 재산 및 국가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피해를 보면 이에 대해서는 쉽게 공감할 것이다. 이에 발전소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거 ‘국가기반시설’로 지정되어 각종 재난 및 안전관리체제가 확립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안전의 중요성이 매우 큰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발전소인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각종 위험요인이 다수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발전소 분야에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본지는 발전소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국내 최고의 안전수준을 자랑하는 한국남부발전(주)의 안관식 기술안전팀장을 만나, 발전소 안전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최근 요구되는 발전소 안전관리의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발전소 차원에서 안전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발전소는 고도화·정밀화의 최신기술이 융합된 첨단 플랜트로, 사고 발생 시 인명과 재산피해는 매우 크고, 이것은 국가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대표적인 예이지요.

특히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위험의 불확실성 및 대형 인명사고 발생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안전관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발전소는 무엇보다 안전경영이 중요시 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발전소도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다양한 안전정책을 펼치면서 자연재난은 물론, 직원들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Q. 한국남부발전의 주요 안전관리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2007년도에 우리 회사에서는 국제적 프로그램인 IFRS로 안전문화수준을 진단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는 10점 만점에 4.6점이었습니다. C등급으로 “안전시스템은 있지만 수동적”이란 결과가 나온 것이지요. 각종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나름대로 안전에 대해서는 선진기업이라 자부했던 터라 이 결과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2008년부터 ‘인명중시 안전경영’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선언하고, 안전관리시스템의 선진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안전활동의 활성화와 직원들의 의식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능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 한국남부발전(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전관리 활동을 소개해드리면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발전소 안전관리 분야에 대해서는 작업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안전전문가(Safety Professional)가 전담 관리하는 ‘新작업안전 시스템’을 2008년부터 도입 시행하고 있으며, 안전전문가의 위험성평가(Risk Assessment)를 통해 정량적으로 안전관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안전전문가의 활용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안전관리 활동에 직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재난·안전 위험요소(Hazard), 불안전행동, 제도·절차, 아차사고 사례 등에 대해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안전제안제도(ASA)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00건의 안전위해 개소를 개선하는 동시에 설비의 Foolproof 기능 및 안전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시스템적인 안전관리입니다.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중앙 집약적인 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우리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재난·비상·안전 통합관리시스템(DEMS)’을 구축하여, 재난예방·대비·대응·복구 전 과정을 One-Stop으로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자들의 활동은 물론 시설물의 불안전한 상태, 직원들의 불안전한 행동 등 모든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면서 재난 및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로 현재 우리 회사의 안전문화 수준은 World Class(8.1점 이상)에는 못 미치지만 Leading Edge 수준인 6.5점 정도는 도달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올해에는 다시금 안전문화의 수준을 재진단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안전선진화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거기서 나온 문제점은 다시금 회사의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 즉시 개선해나갈 계획입니다.

Q. 발전소 운영 외에 발전소 건설 차원에서도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건설분야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해외사업으로 참여 중인 카타르 발전소 건설사업의 감리사인 PB를 대상으로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안전점검 및 안전진단 업체를 발주자가 직접 선정하여 독립적인 안전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건설 안전관리시스템’를 도입하고, 안전전문가를 통한 위험성평가 제도, 작업허가제 등도 현장에 적용하여 실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발전소 건설공사는 공사기간이 길고 위해·위험 요인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수급자의 안전관리를 지도·감독할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은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발전소 건설 시에는 최신의 안전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가는 것과 함께 선진안전관리기법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발전소의 안전관리 문제가 주요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올해 들어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집중호우와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일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에 들어섰다고 할 정도이니까요.

이명박 대통령도 이를 감안해 수해 및 홍수 등 각종 자연재난 방지대책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무총리 및 행안부장관 등이 나서서 기후변화에 대한 맞춤형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발전소 분야에서도 이러한 기후변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재난에 대해서는 어느 분야보다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시스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태풍, 지진해일, 화재, 해양오염 등의 재난유형에 따른 각각의 매뉴얼을 수립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매뉴얼을 수립할 때는 피해예방에 대한 막연한 계획보다는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구체화된 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각 재난유형에 따른 책임자를 지정한 후 사고 발생 시 신속히 복구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게끔 하는 방향으로 세부 매뉴얼이 마련돼야 하는 것입니다.

매뉴얼 마련과 함께 각각의 재난 유형에 따른 장비보완, 그리고 재난안전한국훈련과 같은 대규모 훈련과의 연계 방안도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각의 사업장 단위별로 대규모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방법을 사전에 꾸준히 점검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Q. 발전소 안전문화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스템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역시 문제는 안전의식입니다. 평소에는 안전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작업에서는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CEO 및 관리자들도 설비와 안전관리의 운영을 절대적 개념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마인드를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강화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안전교육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사실 지금 있는 기성세대에 대해 안전교육을 강화한다고 해서 그 효과를 크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어져온 습관을 한 순간에 바꾸기 어려운 것이지요.

안전의식을 강화시키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렸을 때부터 안전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전은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을 몸에 베이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교육강화 등 제도와 시스템적인 측면에서의 보완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정부 및 관계기관 외에 기업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사업장 주위에 있는 학교 또는 유치원들을 수시로 방문하여 전기, 교통, 화재 등의 교육을 실시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는 사업장 입장에서는 작은 봉사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미래 안전을 생각해보면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한국남부발전(주)의 안전관리계획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은 직원 중심, 생산능률 중심의 안전관리에 주력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를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협력사 및 발전소 주변지역의 재난안전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포괄적 안전관리로 Upgrade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최근 발전설비의 고온·고압 및 대형화로 각종 위험요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 우리 회사는 ‘新작업안전시스템’의 확대 시행, 안전장구 및 방재장비 현대화, ‘KOSPO 재난구조단’ 창설, 지진대비 종합대책 수립, 위기대응 매뉴얼 제·개정, Smart Fire Safety System 및 최첨단 방재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자연재난 및 설비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안전과 관련해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안전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직원 여러분들의 실천이 있을 때만이 인간존중, 인명중시의 안전경영도 완성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꼭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남부발전(주)(대표이사 남호기)

광복 이후 이어져온 경성전기, 조선전업, 남선전기 등 전력3사 체계가 지난 1961년 한국전력주식회사로 통합됐고, 1982년 한국전력공사로 개편된 바 있다. 한국남부발전(주)는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발전부문이 분할된 정부 재투자기관이다.

발전사업 및 전력자원개발을 주임무로, 본사와 전국 8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1,9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국내 발전설비용량 7,881만KW의 11.72%인, 923만8천KW의 설비용량을 보유·운영 중에 있으며, 현재에는 삼척과 안동에 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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