船浮蒂落, 自有其時 (선부체락, 자유기시)
배가 뜨고 꼭지가 떨어짐은 다 그 때가 있는 법이다.

신좌모(申佐模 1799~1877)〈강문형의 합격을 축하하는 편지[賀姜直赴文馨書]〉《담인집(澹人集)》(한국문집총간 309집) 

조선 후기 문신 신좌모에게는 평소 잘 아는 선비가 있었다.

그 선비는 포부와 기량, 여건으로 보아 급제가 아주 용이할 줄 알았는데 40세가 다 되도록 여전히 포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항상 괴이하게 여기던 중, 급기야 그 선비가 대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축하 편지를 보냈다.

위 글은 그 편지에 들어 있는 한 구절로서, 조건이 구비되고 때가 되면 일이 자연히 성사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선부는 ‘수도선부(水到船浮, 물이 차면 배가 뜨게 된다)’의 줄임말로, 주자(朱子)가 문인을 훈도(訓導)하는 말에 나온다. 체락은 ‘과숙체락(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진다)’의 줄임말이다. 북송(北宋) 장군방(張君房)의 《운급칠첨》에서 유래된 말로서 태아가 성숙하면 자연 분만하게 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모든 일의 성패는 다 원인이 있고 반드시 전제 조건이 있다. 특히 어떤 일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 사회와 타인과의 관계 등이 서로 호응해야 된다. 어느덧 올해도 중반을 넘어 후반이 시작되고 있다. 좋은 결실을 위해 다짐을 새로이 하고 행보에 박차를 가할 때이다.

<자료제공 :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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