玩物之情 久則厭心生 畢至於賤棄, (완물지정 구즉염심생 필지어천기,)
좋아하던 물건도 오래되면 싫증이 나서 마침내 버리게 되는데,
以其雖非此, 無所損於生道也. (이기수비차, 무소손어생도야.)
이는 그것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데에 손해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최한기(崔漢綺 1803~1877) <명남루수록(明南樓隨錄)> 《기측체의(氣測體義)》 
이 구절은 조선 후기 실학자인 혜강 최한기가 지은 것이다. 혜강은 ‘명남루수록’에서 완물지정의 허망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순오(淳熬)와 도진은 좋은 음식이지만 늘 먹는 사람은 그 지극한 맛을 알지 못하고, 관현(管絃)ㆍ고취(鼓吹)는 즐거운 음악이지만 늘 듣는 사람은 즐거운 것을 알지 못한다. 부귀한 처지에 있는 사람은 지위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산림(山林)에 숨은 선비는 유적(幽寂)한 것에 싫증을 낸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얻지 못한 사람들은 좋은 음식, 즐거운 음악, 부귀, 산림을 바라지만 바라는 대로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혹 그것을 얻은 사람이라도 흐뭇하게 여기는 사람은 적고 불만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내 인생에 있어 실제로 중요하고 유익한 일이면 오래될수록, 심혈을 기울일수록 더욱 친근해져서 잠시도 떠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올 한 해 내게 무익했던 완물지정은 무엇인지, 거기에 허투루 쓴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를 한 번 짚어보게 한다.

<자료제공 :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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