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고용노동청 송문현 청장

 
송문현 청장은?

제31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20여년 이상 고용노동부 본부에서 고용정책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지난해 1월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 부임했다.
부임 이후 ‘직원들과 소통하는 기관장’이라는 소신에 따라 광주고용노동청에 활기찬 직장분위기를 조성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소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 개그콘서트라 할 정도로 유머도 넘쳐 나, 직원들에게는 ‘친근하고 가족같은 기관장’이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광주광역시 외에 나주시, 담양군, 화순군, 장성군, 곡성군, 영광군, 구례군, 함평군 등의 지역의 산업재해예방 및 근로개선지도, 고용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북, 전남, 제주 지역의 산업재해예방 등 지청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기도 하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건설업 등 다양한 업종이 밀집해 있는 광주지역은 지난해 각종 산재예방을 활발히 펼친 결과, 재해자수 감소라는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각 고용노동청의 한 해 계획을 짚어본다는 의미에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아가 봤다. 이 자리에서 송문현 청장을 만나 광주청의 산재예방 정책, 그리고 그만의 안전신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산업안전에 대해 청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신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년 한 해에만 산업재해로 인해 근로자 2,200명이 사망하고 98,645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는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우리나라 일터의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인명피해 뿐만이 아닙니다. 재산피해도 연평균 17조 6천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봉 2천만원에 해당하는 신규근로자를 88만명 정도 고용할 수 있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이러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아직도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을 등한시하는 행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산업안전을 관장하고 있는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기업 입장에서도 최고의 생산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이익이 실현되고, 근로자들에게도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안전이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가 되길 바라며, 이에 대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Q. 산재감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장에서 안전관리자가 모든 근로자들의 안전을 챙길 수는 없습니다. 이에 근로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부서장(관리감독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로자들이 작업할 때 가까이 가서 안전을 챙겨주고 독려해주는 것은 물론 불안전한 시설에 대해서는 관리자 및 사업주들에게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업주들의 안전마인드입니다. 기업경영에 있어 생산성과 품질 향상도 물론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 모두는 안전을 바탕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명심하고 사업주분들께서는 현장의 안전시설이 잘 설치·정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근로자들의 안전에 부족함은 없는지 솔선수범하여 점검·확인해 나가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아무리 좋은 시설과 작업환경이 갖추어지더라도 근로자들이 안전의식을 갖추지 않고 있다면 위의 모두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근로자분들은 안전시설과 설비에 따른 작업 유의사항을 반드시 지키고, 항상 방심하지 않은 자세를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Q.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관내의 산재현황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광주청 관내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3,013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는 2010년도 3,117명에서 104명이 감소한 수치입니다.

반면 사망재해는 지난해 11월까지 85명이 발생, 전년(64명) 대비로 21명이나 증가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사고성 재해로 인한 사망자 역시 56명으로, 전년(34명)에 비해 21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고성 사망재해의 경우 건설업(14명→23명), 제조업(6명→12명), 운수·창고업(1명→8명) 등 3개 업종에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를 예방하지 못했던 점이 매우 아쉽게 느껴지며, 이들 업종의 사망재해를 줄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앞으로 우리 광주청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산재 감소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무엇입니까.

우리 관내의 제조업 비중은 8.6%로 전국 평균(13.6%)에 비해 다소 낮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인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그리고 이들 대기업과 관련된 1, 2차 협력업체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어 파급력 만큼은 상당히 큰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청에서는 지난해부터 완성차 업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는데 만전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광주청과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협력업체, 그리고 안전보건공단 등이 ‘안심일터 만들기 공동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의 산재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삼성에서는 협력업체 점검 및 개선활동(335건), 방문 안전교육(11개사), 안전보건 포스터 및 교육용 시청각 자료 제공(21개사) 등의 활동을 펼쳤고, 기아자동차는 현장 안전점검 및 개선활동(20개사), 점검 매뉴얼 배포(600권), 안전보건 표지판 보급(510개) 등의 활동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활발히 펼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협력업체들의 산업재해가 전년 동기에 비해 삼성 21건(27건→6건), 기아 3건(16건→13건) 등이 감소한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Q. 범국민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안심일터 사업과 관련해 광주청에서 펼치고 있는 정책 및 사업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10년 12월 시민단체, 노사단체 및 정부기관 등 21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안심일터만들기 광주지역추진본부’가 발대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기본 안전수칙 지키기’를 브랜드 사업화하여 안전문화 확산 운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산업재해 통계를 분석해보고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동안 산업재해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본만 지킨다면 산업재해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 뜻을 모으고 이를 브랜드화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본 안전수칙으로 정한 내용은 작업 전 안전점검, 정리정돈, 개인보호구 착용, 정해진 작업 절차와 방법 준수 등입니다.

우리 광주지역추진본부에서는 이를 지하철, 지자체 등 광주시내 7곳에서 전광판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일용근로자 대기소 78개소에도 홍보전용 부스를 설치해서 리플렛 등을 배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재해예방기관으로 하여금 현장을 직접 방문토록 하여 건설일용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보호구 착용, 위험요인 상호 지적확인, 안전구호 제창 등의 위험예지활동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안심일터 만들기 광주지역추진본부는 탁상공론형 정책이 아닌 현장밀착형 산재예방 정책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심일터 만들기 사업에 있어서 만큼은 이러한 기조를 유지해나갈 계획입니다.

Q. 안심일터 사업을 추진하면서 성과가 미흡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나가고 있는지요.

안심일터 사업에 대한 참여기관들의 많은 노력으로 산업재해 감소의 성과가 나타나긴 하였으나 사망사고를 줄이지 못한 점은 너무나 아쉽게 생각합니다.

현재 초기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의식전환 100일 운동’을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보호구 착용·추락·전도 등에 관한 포스터를 자체 제작하여 재해증가를 주도한 업종(10억미만 소규모 건설현장, 금형·식료품제조업, 기계기구제조업, 수송용기계기구제조업 등) 5천여개소에 대해 참여기관 및 안전관리대행기관 등이 공동으로 현장을 찾아가 배포·부착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재해가 증가한 업체에 대해서는 재해예방특별대책팀을 구성하여 맞춤형 재해예방을 지도하는 한편, 소규모 건설현장의 건축주 및 시공업자에게도 공사 착공 전에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재예방 노력들이 앞으로 재해감소와 사망자 감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올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의 사업계획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올해에는 사망재해 및 재해자수를 10%이상 감소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안심일터 만들기 광주지역추진본부’ 사업의 대상을 기존의 근로자 중심에서 예비 근로자까지 확대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 뿐만이 아닌 지역사회 차원의 안전의식 확산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모기업을 통한 협력업체의 재해예방 사업도 2·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시행하는 등 보다 내실화시켜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외에 시·군에 소재하는 소규모 사업장, 자치단체 관련 사업장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취약 근로자들의 산재예방 활동에도 중점을 두고 각종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 정책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에는 정부 등 관련기관 중심의 산재예방 정책이 추진·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에 사업장 스스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안전보건시스템이 하루빨리 현장에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9년부터 시범실시 되고 있는 ‘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 사업’과 같이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위험요인을 찾아내어 개선하는 활동이 강조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들이 현장에 조속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산업현장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예전 같으면 산재예방지도과 직원 외에는 안전보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광주청의 경우는 직원 200여명 모두가 지역 산업현장의 안전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예방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또는 출장 시 산업현장의 위험요인을 발견하면 산재예방지도과에 통보하여 즉시 개선토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직원들 스스로가 가족, 친구들에게까지 안전의 중요성을 전파시키는 데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노력이 재해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 기회를 빌려 우리 광주청 직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안심일터 만들기’에 대한 전 직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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