毋喜一時之欺人, 毋幸目前之橫財. (무희일시지기인, 무행목전지횡재)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때 남을 속였다고 기뻐하지도 말며, 눈앞의 횡재를 운 좋다고 여기지도 말라

윤기(1741~1826) <손님 중에 옛 일을 말하는 자가 있어 기록함[客有談古事者聊記之]>
《무명자집(無名子集)》

강가에서 주막을 하던 여자가 있었다. 어느 날 돈 많은 손님이 주막에 묵자 여자는 그 돈을 빼앗고자 남편과 음모를 꾸몄다.

한밤중에 목이 마른 손님이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들어오자 부엌에 있던 여자는 “이놈이 나를 겁탈하려 한다”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이에 부엌으로 뛰어 들어온 남편은 다른 사람들까지 깨워 손님을 결박했다. “네 이놈, 내일 아침에 당장 관가로 가자” 손님은 변명도 못하고 꼼짝없이 당하게 된 것이다.

이때 남편은 이웃집 사람을 불러 조용히 말했다. “이 사람이 죄를 짓긴 했지만 그래도 손님인데 내가 차마 고발하기 어렵네. 이따가 사람 없을 때 몰래 풀어주어 달아나도록 하면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 것이니 결국 서로 괜찮지 않겠는가. 자네가 그렇게 좀 해 주게.”

이렇게 무사히 사지를 벗어나게 된 손님은 자신을 풀어준 이웃집 사람에게 깊이 고마워하면서 꽁지가 빠지게 달아났다. 그리고 손님이 갖고 있던 돈은 자연스레 주막집 부부의 것이 됐다.

하지만 주막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이 사건의 음모를 눈치 챘다. “저런 못된 사기꾼들이 있나. 그야말로 부부사기단이로구만. 가만있자. 우리가 백날 고생해 봐야 저런 돈은 구경도 못할 테니 차라리 우리가 그걸 빼앗아 나눠 가지세”

그들은 며칠 묵고 있다가 남편이 집을 나간 틈을 타 한밤중에 돈을 훔쳐 달아났다. 여자가 잠에서 깨니 돈도 손님들도 모두 다 사라진 후였다. 여자는 사흘 밤낮을 울면서 “저 도둑놈들, 저 도둑놈들”이라며 욕을 퍼부어 댔다.

윤기 선생은 어떤 이에게 들은 이 이야기의 전말을 기술하면서 바로 위의 ‘한때 남을 속였다고 기뻐하지도 말며, 눈앞의 횡재를 운 좋다고 여기지도 말라’는 말을 마지막에 덧붙였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고, 불의로 들어온 것 역시 허무하게 나가는게 세상 이치인 줄 알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아니, 그것이 진정으로 세상의 이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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