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하는 한옥민박 체험

 


겨울이면 40~50대 중장년층들에게는 한 가지 추억이 떠오른다.

칼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 저녁, 아버지가 굵은 장작을 넣고 군불을 지피면 절절 끓는 방에서 어느새 잠이 들었던 기억 말이다. 시간은 흘러 보일러가 구들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때의 추억은 뇌리 속에 남아 절대 떠나지 않고 있다.

이런 추억을 자녀들과 함께 공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들과 함께하는 한옥민박 체험을 통해 그 시절로 돌아가 보자.

절절 끓는 방에서 등 지지는 이 맛! 영암 월인당

영암 땅 너른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월출산과 은적산 사이에 ‘구들장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한옥 민박집 월인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내력 있는 종택도 유서 깊은 고택도 아니지만 주말이면 예약이 밀려든다. 그 이유는 황토 구들방에 등 지지는 맛이 각별하기 때문. 이곳은 방 세 칸에 두 칸짜리 대청, 누마루와 툇마루가 전부다. 하지만 방 세 칸은 모두 구들을 넣고 황토를 깐 위에 한지장판을 바른 ‘장작 때는’ 방이다.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것이다.

또 월인당 누마루는 차 한 잔, 술 한 잔의 풍류를 즐기기에 충분한 곳이다. 월출산 위로 보름달이 뜨는 밤 누마루에 나와 앉으면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라는 이곳의 이름처럼 달빛이 안마당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강, 호수에 기댄 한옥에서 맞는 청량한 아침, 팜카티지

강과 호수가 어우러진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한결 운치 있다.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한옥 숙소인 팜카티지는 홍천강과 청평호의 경계가 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 한옥은 잠실 풍납토성에 있던 200여년 된 가옥을 1980년대에 옮겨와 복원한 것이다.

한옥 2채는 성춘제와 천리제로 나뉘며 10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성춘제가 좀 더 완연한 한옥의 자태를 뽐낸다면 천리제는 벽난로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춰 편의를 더했다. 주변 호명 호수의 환상적인 드라이브 길 역시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신라 천년 역사의 향기가 온돌방마다 가득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가면 월암재, 서악서원, 도봉서당, 종오정, 독락당 등에서 고택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이 고택들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정자, 서원 등으로 사용됐다. 묵은 때와 세월의 먼지를 털어내고 고택숙박체험지로 거듭난 것이다.

이곳들의 대청마루에 앉으면 경주 남산 줄기를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또 고택들 주변으로는 나정, 삼릉, 무열왕릉, 서악동고분군, 옥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즐비해 역사의 향기를 그대로 맡을 수 있는 매력도 있다. 뜨끈뜨끈한 온돌방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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