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연기의 달인 최민식(최익현 역)과 젊은 카리스마 하정우(최형배 역)가 만났다. 이 사실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영화는 제목 그대로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1990년 10월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이어진 화면에서는 기자들의 카메라 플레쉬 세례를 받으며 최익현이 등장한다. 허나 당당한 자태가 아니다. 폭력조직 두목 혐의로 체포된 것.

심문을 하는 검사에게 최익현은 자신이 공무원 출신이라며 결백을 주장한다. 그리고 영화는 세월을 거슬러 1982년으로 돌아간다.

일개 세관 공무원이었던 그가 10년 만에 어떻게 변신했는지, 그 사이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영화는 그와 최형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활약하는 부산의 80년대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는다.

권력에 밀착해 이권을 따내고 경쟁조직을 제압하면서 부산을 접수해 나가는 두 사람. 영화는 이들의 삶을 폼 나고 낭만적으로 그려낸다. 허나 시간이 흐를수록 어느새 이들의 모습은 처량하고 잔인한 모습으로만 남겨져 있다.

정의와 질서가 아닌 힘의 논리가 지배했던 세상. 주먹과 권력이 공생했던 80년대의 풍경은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영화는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절묘하게 현 시대의 대한민국이 본질은 그때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느끼게 만든다.

2012년의 우리사회를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돈, 주먹, 권력이라는 원초적 힘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화를 감상하면서 함께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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