眼前無不好人, ?裏無不平事, 是爲平生至樂. (안전무불호인, 두리무불평사, 시위평생지락)
눈앞에 미운 사람이 없고, 마음에 불평한 일이 없는 것이야말로 평생의 최대 즐거움이다.

성대중 (成大中 1732~1809) <질언(質言) >《청성잡기(靑城雜記)》

위 글은 성대중이 남긴 《청성잡기》에 수록된 ‘질언’의 한 대목이다. 성대중의《청성잡기》는 췌언, 질언, 성언이 3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중 ‘질언’에는 저자의 인생 경험에서 나온 142 칙(則)의 질언이 담겨 있다. 참고로 질언은 오늘날의 격언과 비슷한 말이다.

우리나라 문학의 경우 18세기 들어 짧은 형식에 인생의 체험이나 지혜를 녹여낸 글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성대중의 ‘질언’은 수작 중 하나로 꼽힌다. 간결함 속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깨달음의 정수가 듬뿍 담겨있기 때문.

‘질언’에 담긴 내용은 크게 ‘인과응보(因果應報, 원인에 따라 결과가 나타난다)’와 ‘명철보신(明哲保身, 총명하게 일을 잘 처리함으로써 자기 몸을 보존함)’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비록 내용은 이 두 가지 뜻으로 정리가 되지만, 각각의 질언이 독자에게 주는 통찰의 기쁨은 상당하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삶을 돌아보게 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트이게 해준다.

상기에 언급한 <안전무불호인, 두리무불평사, 시위평생지락>이라는 대목이 그 대표적인 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뚜렷한 이유나 목적도 없이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또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수시로 불평을 한다. 허나 후에 되돌아보면 이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한가한 날 야외에 나가 나무 그늘에 자리를 펴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피부로 느껴본 적이 있는가. 평안함과 행복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이처럼 행복한 삶과 즐거운 삶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도, 비싸지도 않다. 그저 눈앞에 미운 사람이 없고, 마음에 불평만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혼자서 너무 많은 행복의 기준을 세워놓지는 않았는지, 가끔 자신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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