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 김영군 과장

“선택과 집중을 통한 다양한 산재예방활동 펴나갈 것”

대구·경북 지역을 관할하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지난해 이곳 감독관들의 기쁨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단 9명에 불과한 감독관들이 산재예방을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한 덕에 관할 지역의 산업재해가 일정부문 줄어든 성과가 난 것이다.

허나 기쁨도 잠시 최근 들어 이곳 감독관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해빙기를 맞아 건설업을 비롯해 관할 지역 내에서 산재가 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는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내 안전모 찾기 운동’, ‘SMART-20 프로젝트’ 등을 통해 건설업의 산업재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본지는 대구·경북 지역의 산재예방정책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김영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장을 만나 앞으로 실시될 정책과 안전에 대한 신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먼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과에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9명의 감독관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대구·경북지역 내 사업장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는 부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관할 지역의 산업재해 현황과 특성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의 산업재해자수는 9,373명으로 전년(9,630명)에 비해 2.6%(257명) 감소했습니다. 사망자수 역시 147명에서 145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저희 직원들은 물론 안전공단, 관내 민간재해예방기관들의 힘이 합쳐져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산재는 감소했지만 문제는 건설업이었습니다. 최근 3년간 전체 사망자 426명 가운데 149명(35%)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것이지요. 전체 사망자의 35%가 건설업에서 나온 만큼 여기에 재해예방 활동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Q. 위 질문과 관련해서 어떤 활동을 전개해 나가셨는지요.

다른 업종에 대해서도 다양한 산재예방정책을 펼쳤지만 특히 건설업 재해예방을 위해 각별한 힘을 쏟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당근과 채찍’ 정책을 펼친 것이지요. 구체적으로는 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자율안전관리를 유도해나가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규모 건설현장 명품일터 만들기 프로젝트’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50억 미만 현장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감독을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소규모 공사 현장이 밀집돼 있는 경산, 달성지역을 중심으로 감독관 전원이 동시에 집중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감독만 강화한 것은 아닙니다.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안전교육, 캠페인 등도 꾸준히 실시했습니다. 특히 신규 착공 현장의 현장소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는 매월 1회씩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다각적인 재해예방 활동을 추진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올해 산재예방을 위해 계획하고 계신 활동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산재예방정책의 가장 큰 틀은 지난해 펼친 사업을 한 단계 더 강화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관내 재해자는 451명으로 전년 동기 497명에 비해 46명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2월부터 산재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2월에만 403명의 재해자가 나와 지난해 같은 기간 293명보다 110명(37.5%)이나 증가한 것이지요.

이처럼 재해자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건설업에 있습니다. 건설업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재해가 증가한 것입니다.

이에 올해에는 건설업 재해 예방을 위해 ‘내 안전모 갖기 운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20억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안전모 2,000개를 무상 보급할 계획입니다.

또한 자동차, 철강 등 하청 소속 근로자 비율이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는 모기업이 주도로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실태를 확인하는 등의 역할을 하도록 지도할 방침입니다.

이 외에도 직능단체, 배달업 프랜차이즈점 사업주에게는 매월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모 착용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Q. 올해 특히 역점을 두고 펼칠 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내 안전모 갖기 운동’ 외에도 ‘SMART-20 프로젝트(Small construction accident removement, 소규모 건설현장 재해예방사업)’ 추진을 통해 건설업의 재해를 줄일 계획입니다.

지난해 관내 20억 미만 소규모 현장에서는 전체 건설업 사고성 재해의 76%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전년 대비 7% 감소시키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은 원룸 및 다세대 주택, 상가 등 재해다발 공종을 집중 타켓으로 삼아 안전보건교육 등을 실시할 것입니다. 또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공단, 민간재해예방기관 등의 관계자와 함께 ‘건설재해예방 협의회’를 구성해 2개월마다 회의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 협의회에서는 주로 재해현황을 분석해 예방대책을 강구하는 활동을 펴나갈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소규모 사업장의 산업재해가 크게 감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산재예방을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산재 감소를 위해서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안전보건의식을 함양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사업장의 안전의식이 높아져, 단순히 정부의 감독을 받기 위한 안전보건관리가 아닌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안전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말처럼 쉬운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 정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사업장에서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업장 관계자들의 수준 높은 안전보건 의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사업’을 시범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한마디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스스로 자기 사업장의 사고 및 직업병 요인을 찾아내 유해·위험정도를 판단·개선해나가는 것입니다.

올해 대구청에서는 800여개소를 목표로 이 사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관내 산업현장의 안전의식이 확산되고,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한 자율안전보건활동이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정부 차원에서는 건설현장 자율안전컨설팅,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지킴이 양성사업 등 산재예방활동을 유도하는 사업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에도 각 사업장의 자발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전국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까지도 일부 사업주들은 안전보건 관리에 드는 비용을 소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잘못된 생각입니다.

안전은 소비가 아닌 투자입니다. 작업환경이 안전해야 근로자들이 담당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업무 능률이 향상되면서 생산성도 높아지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사업주 분들께서는 꼭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근로자분들도 사고는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 관내에서는 안전모 등 개인보호구만 착용했더라도 막을 수 있는 사망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재예방지도과장으로서 이점이 가장 안타깝고 아쉽게 느껴집니다.

모든 근로자분들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산업재해는 앞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를 근로자분들께서 항상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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