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는 철저한 제품관리를 통해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세계1위의 자동차 기업이다. 이런 거대기업이 제품의 결함과 관련 사실을 은폐·축소하려다가 한 순간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에까지 몰렸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작은 결함을 적기에 처리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안전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취급하는 우리의 산업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되새겨야할 부분이다.

우리나라 건설현장은 특유의 현장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장에서 잘못이나 문제가 될 만한 결함 등이 발견되면 우선 은폐부터 하려는 습성이다. 결함을 당당히 밝혀 본보기로 삼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개선 수단으로 사용하는 선진국과는 사뭇 다른 정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사를 진행해나가면서 발생하게 되는 필연적인 문제점들도 자체점검이나 외부기관 점검에서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만약에 문제점이 도출되어 시정 지적이라도 받게 되면 마치 큰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부산해하고 축소하기에 급급해한다. 심지어 점검 받는 것 자체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일쑤다.

안전점검을 보다 안전하고 고품질의 건축물을 생산하기 위해 병행되는 자연스러운 업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현장 운영에 있어 불이익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불안해하는 상황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숨기기 급급하던 문제점이 결국 곪고 곪아 대형사고로 이어져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또 그 사고 원인을 분석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것을 수없이 봐왔다. 이런 예는 최근에도 있었다. 얼마 전 부산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구조물이 붕괴되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그것이다.

이 중대재해는 콘크리트 무게를 고려하지 않고 부실하게 철 거푸집을 설치한 것이 재해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즉 이 사고 역시 사전에 조치할 수 있었던 상황을 방치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비단 이번 사고뿐만이 아니라 발생하는 대부분의 산업재해들이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산업안전의 현주소이다. 이는 동시에 재해가 줄어들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이제 안전은 작업환경만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중요 요소로 다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11월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준비해야 하는 등 안전을 바탕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제부터라도 겉으로 드러난 안전이 아닌 내실 있고 투명한 안전경영이 산업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건설․산업분야 관계자와 CEO들에게 이번 아파트 붕괴 사고와 도요타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묻고 싶다. 부디 이번 도요타 사태의 해법을 정확하게 지켜보고 이를 우리 산업안전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우리사회도 기업경쟁력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까지 강화될 것이다.

“재난․비상상황 발생시 범정부적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유형별 매뉴얼도 현실에 맞게 정비할 것입니다”

반면교사(反面敎師) : 극히 나쁜 면만 가르쳐 주는 선생이라는 뜻으로, 남의 단점을 교훈삼자는 의미가 있음폭풍처럼 전 세계에 몰아치던 도요타 리콜사태가 최근 들어 다소 수그러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사건이 뇌리에서 잊혀지는 것은 당연한 순리겠지만 이번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다소 이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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