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세종소방본부장

구급·구조 서비스질 향상 도모 | 안전사고 예방 위한 활동 전개

지난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공식 출범했다.

세종시 출범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절대 작지 않다. 행정중심도시로 계획된 곳인 만큼 세종시의 역할은 수도 서울에 버금갈 정도다. 또한 세종시는 지리적으로 남한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여타의 지자체보다 전국적인 접근성이 높기도 하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전국 곳곳에 쉽게 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세종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큰 중요성을 갖는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세종시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 바로 세종소방본부다. 세종시와 함께 출범한 세종소방본부는 지난 7월 2일 공식업무에 돌입한 데 이어 각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지는 행정수도 세종시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이창섭 세종소방본부장을 만나 안전에 대한 그만의 신념과 앞으로 전개될 안전정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세종소방본부가 지난 7월 공식 개청했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종소방본부 출범의 의미를 설명드리기에 앞서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겠네요. 익히 아시다시피 세종시는 수도권 과밀 현상을 억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충남권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뜻에 따라 만들어진 행정중심복합도시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그 명성에 걸맞게 서울과 과천에 있는 중앙행정기관들이 이전해 오는 것은 물론이고 관할면적만 해도 서울의 3/4정도인 465.2㎢에 달하는 등 말 그대로 ‘행정수도’의 면모를 자랑합니다.
이에 중앙행정기관과 수많은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세종소방본부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처럼 막중한 임무를 총괄하는 기관에 초대 본부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종시민들을 각종 재난으로부터 보호해 ‘누구나 살고 싶은 세종시’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Q. 앞으로 세종특별자치시에는 각종 행정기관이 이전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소방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이의 대책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현 상황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세종소방본부는 2과 1실, 4개의 119안전센터, 1구조대로 구성돼 있고, 130명의 소방공무원이 소속돼 있습니다. 또 화재진압, 구급·구조 등을 위한 각종 소방차도 28대 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본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이 본부와 119안전센터로만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로 편성돼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희 본부는 다른 시·도 소방본부에 비해 규모면에서 작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도 소방력 기준으로 보면 현장활동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본부 출범 초기 대부분의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2교대 근무를 자청했을 정도니까요.

여기에 더해 앞으로 세종시에는 올해 9월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 기관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이에 따라 세종시 인구는 2015년 15만명, 2020년 30만명, 2030년 50만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에 따라 소방대상물이 증가하면서 소방수요 또한 급증할 것이 명확한 상황입니다. 즉 소방인력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현재 저희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원들을 보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130명 대원 모두 기획업무 경험, 국가기술자격소지 등과 같은 엄정한 기준을 거쳐 선발된 베터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를 포함해 모두가 시민안전을 위한 강한 소방본부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있기에 세종시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Q. 현재 세종소방본부에서 전개하고 있는 안전사고 예방활동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종시 관내에서 특정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업의 발달도 아직은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세종시의 도시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안전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본부에서는 내부적으로 구급·구조 서비스 품질향상을 도모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달에는 고가사다리차 조작 훈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 훈련은 앞으로 세종시에 초고층 건축물이 크게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두고 실시된 것입니다. 초고층 건축물에서의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본 것이지요.

아울러 최근엔 조치원청사에서 모든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교육에서는 119소방정신 함양을 위한 정신교육, 소방활동 안전사고 예방교육, 휴가철 공무원 공직기장 확립에 따른 부패 청렴교육, 공무원 행동강령·친절교육 등이 이뤄졌습니다. 즉 내부적인 역량강화를 위해 매진한 것이지요.

이와 함께 저희 본부에서는 대국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도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름철을 맞아 폭염사고 대비 구급대책을 마련·추진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에 중점을 두고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폭염대비 행동 요령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종시, 보건소, 세종시 의용소방대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소방본부 홈페이지, 대형전광판, 지역 케이블 TV 자막안내 등을 적극 활용 중입니다.

또한 휴가철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물놀이 안전수칙 매뉴얼을 배부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매년 급증하고 있는 벌집제거 활동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세종시 의용소방대 벌집제거 전담반을 설치ㆍ운영 중에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지속된다면 안전사고 위험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Q. 취임 직후 화재, 구조, 구급 등 현장출동태세를 확인·점검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세종특별자치시 소방본부는 여타 시·도의 소방본부와는 다른 조직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는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에 저희 본부에서는 무엇보다 현장출동 능력을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을지 모르지만 강력한 소방력을 바탕으로 세종시의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기관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출동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이 행복한 세계적 명품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안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적인 전술훈련을 통해 대응체계를 확고히 하고, 끊임없이 출동태세를 점검해 각종 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보다 활성화됐으면 하는 정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론적인 교육보다 직접 체험하고 실습하는 현장위주의 안전교육이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머리로 들어온 지식은 쉽게 사라지지만 몸으로 익힌 지식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에 저희 본부에서는 11~12일까지 진행되는 ‘제10회 조치원 복숭아축제’ 기간 동안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이동안전체험차량을 이용한 ‘안전체험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체험장을 찾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안전의식을 제고시킬 것입니다.

한편 안전교육의 일환으로 심폐소생술 교육도 활발히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2.5~7%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 심폐소생술이 보급된 선진국의 경우 생존율은 15~18%에 달합니다. 그만큼 심폐소생술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저희 본부에서 ‘찾아가는 심폐소생술 교육장’을 연중 운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안전인들과 전국 근로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년 넘게 소방공무원으로 삶을 살아오면서 제가 끊임없이 고민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떻게 하면 안전할 수 있을까’입니다.

이 질문의 정답이 무엇이라고 단정지어 말씀드릴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제 경험을 돌이켜 보건데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합니다. 그것이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것이든 과실에 의한 것이든 결국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각종 안전수칙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들이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는 덕목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안전의식이 우리 사회 깊숙이까지 자리잡게 된다면 각종 안전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창섭 세종소방본부장 약력

1990. 02. 13. 소방위 임용(간부후보생 6기)
2005. 11. 11. 충청남도 아산소방서장
2008. 07. 15. 충청남도 소방안전본부 방호구조과장
2008. 10. 13. 충청소방학교장
2011. 09. 26. 소방방재청 119생활안전팀장
2012. 03. 29. 소방방재청 방호조사과장
2012. 07. 01. 세종소방본부 본부장

안전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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