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산업재해율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0.7%를 기록했다. 정부, 안전관련 단체, 사업장 모두는 수년째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재해율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었다. 이들은 업종별, 발생형태별 등 여러 각도로 산업재해현황을 분류하고, 분석했다. 또 그 결과를 놓고 다양한 재해예방 대책을 수립․시행했었다. 하지만 이런 뼈를 깎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재해율은 줄어들지 않았다.

필자는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묘안을 고민하던 중 지금껏 발생한 사고경위를 종합해 보다 ‘재해율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하나 떠올리게 됐다. 그것은 바로 ‘변경부분에 대한 사전 안전성검토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것이다.

‘변경(變更)’이라 함은 사전적 의미로는 ‘다르게 바꿈’을 뜻하며, 산업현장에서는 물적(物的)부문, 절차 등 유형의 것을 현재 상태와 다르게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각종 시설의 신축․개축, 기계 기구의 구입, 구조변경, 이전설치, 작업방법 개선 등과 같이 기존의 조건과 다른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는 변경에 대한 사전 안전성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적, 물적 피해가 야기되는 재해사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알면서도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오직 생산성증대만을 염두에 두고 ‘빨리 빨리’만을 외치며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물질,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다. 이런 성급함은 미처 제거하지 못한 위험요인을 노출시켜 결국 재해사고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거나, 자세를 변경할 때에는 새롭게 나타날 수 있는 실수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전에 몸에 맞도록 변화의 요인을 조정하고 훈련한다.

마찬가지로 산업현장의 안전과 관련되는 제 규정에도 변경에 대비하여 사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가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및 공정안전관리제도(PSM)에서 요구하는 변경부분에 대한 안전조치가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사전에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은 작업시기, 작업방법, 적정한 물질과 기계 기구의 사용 그리고 표준화된 작업절차 등을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런 안전성이 입증되는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않아 재해사고를 불러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차피 잃었는데 뭐하러 고치냐?’ 라는 뜻이 아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외양간을 고쳐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속담처럼 지나고 나서 후회하거나 가슴아파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변경’에 앞서서 사전에 안전을 확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특히 안전보건 체제가 잘 갖춰진 사업장이나 무재해를 장기간 진행하다가 사고가 발생된 사업장의 경우라면 묵과한 작은 변경이 없었는지를 더욱 중점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