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호 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장

최근 지역별 맞춤형 특성화대책이 산업안전의 주요 방향으로 대두되면서 전국 노동부 지방청들의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각 지방청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책을 수립·시행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안전의 성패가 갈린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지는 앞으로 각 노동부 지방청들의 정책방향 등을 지면을 통해 적극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지방청은 충주, 제천, 음성, 단양 등의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이다.

본지는 조철호 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장을 직접 만나, 그만의 안전신념 그리고 올 한해 충주지청의 정책 추진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지청장님이 생각하시는 산업안전이란 무엇인가요.

안전은 근로자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에서 일할 권리는 근로자들 모두에게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 근로자분의 가족들 또한 그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산업안전은 산업재해라는 적으로부터 근로자와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를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산업안전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정부, 경영주, 근로자, 사회단체 모두가 미리 준비하고, 관심과 주의를 기울일 때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안전문화가 우리나라 산업현장에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Q.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산업안전에 대한 노와 사, 안전보건관계자 모두의 관심과 협력, 실천이 중요합니다. 사업주는 인명존중의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근로자는 안전보건의 주체로서 ‘안전과 건강을 스스로 지킨다’는 자세로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나가야 합니다. 이 조건들이 갖춰진다면 2000년 이후 정체상태인 0.7%대 재해율도 반드시 타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충주지청 관내 산업현장의 현황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충주·음성지역은 수도권과 인접해있고,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관통하는 등 내륙교통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으로 최근 고속도로 주변에 소규모 공업단지가 조성되는 등 지역경제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특히 충주시의 경우 시 차원에서 기업도시, 첨단산업단지, 민간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앞으로 기업체의 입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한방특구로 지정된 제천시의 경우도 바이오벨리를 중심으로 식품가공·의약품 제조업체의 입주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기존에 산업단지가 형성되어 있던 곳 또한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제천·단양지역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현재 시멘트 4사 및 약 50여개소의 협력업체들이 지역경기를 주도하고 있을 정도로 기업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Q. 그렇다면 충주지청 관내의 산업재해 특성을 분석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각계에서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우리 지역의 재해율은 전국 재해율 보다 조금 높은 편입니다. 또한 사고성 재해자수도 증가추세에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관내 지역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비율이 58.6%(전국 평균 52.9%)로 높은 가운데, 이들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자가 전체 재해자의 약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높게 나고 있습니다.

이들을 볼 때 결국 ‘안전보건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소규모 사업장내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이 우리 관내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지청에서는 앞으로 영세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산재예방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중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특성화된 맞춤형 교육, 산재예방 무료 컨설팅 사업, 캠페인 등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노력 등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사업의 가장 기본이라는 안전의식, 그리고 이를 행동으로 반드시 실천할 수 있다는 확고한 의지를 중소사업장 곳곳에 확산시키도록 지청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Q. 그밖에 관내 산업안전을 위한 충주지청의 기본 정책 방향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해예방활동을 추진하려 합니다. 재해발생 실태를 업종별, 규모별, 재해유형별 등으로 분석하여 그에 맞는 특성화된 재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사업장에 대한 기술, 교육, 재정지원 및 무료컨설팅 사업도 집중적으로 실시해나갈 계획에 있습니다.

또한 관내 사업장의 재해예방 분위기를 확산시키자는 차원에서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집행을 실시해나갈 방침입니다.

Q. 최근 우리나라의 안전문화가 많이 발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문화의 현주소를 평가해주신다면?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발전으로 경제에 있어서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비해 산업안전 분야는 높은 재해율과 사망률로 후진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전에 있어서도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증진이 기업의 생산성과 이익을 증가시킨다’는 안전의식과 이를 실천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산업안전보건이 국가경제력을 향상시키는 기반’이라는 인식도 사회 곳곳에 자리잡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노·사·정이 함께 노력하여 안전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간다면 부끄러운 산재 후진국이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산업안전 방향이 있다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이 주도하는 산업재해 예방은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지도·감독을 통해 강제적으로 산업재해예방을 준수토록 하는 방식은 더 이상 산업재해를 감소시키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제는 지도·점검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하여 노사의 자율적인 산업재해예방활동 중심으로 나아가고, 사업장 규모 및 안전관리 상태 등에 따라 차별적인 재해예방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도 노사자율의 산업재해예방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그에 맞는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수립해 나가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자율안전관리 제도로 ‘위험요인자기관리 사업’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산업안전 분야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대목인데요. 이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당 작업 근로자, 관리감독자, 안전보건관계자입니다. 위험요인자기관리 사업은 이렇게 사업장 내 위험 요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위험요인을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찾아내어 개선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처음에는 귀찮고 형식적일 수 있으나 이 사업과 관련한 활동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간다면 사업주와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산업안전 문화도 그만큼 빨리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의 계획과 중점을 두고 운영하실 부분이 있으시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지청에서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 위험성이 큰 사업장 1.,200여개소를 선정하여 집중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350여개소 사업장에 대하여는 관내 안전보건관리 대행기관들과 협력하여 무료 방문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기술ㆍ재정ㆍ교육 등 일련의 정책수단을 최대한 연계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사항들을 중점 지원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산재다발사업장과 외국인, 고령자, 비정규직 등 산재 취약 계층이 집중되어 있는 사업장에 무게를 두고 지원해나갈 방침입니다.

Q. 마지막으로 산업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시고 계신 근로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산업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땀 흘려 일하고 계신 산업역군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산업안전보건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으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안전이 가정의 행복이고 회사의 발전이며,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기반이라는 ‘안전의식’을 반드시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근로자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조철호 충주지청장 약력
-(前)중앙노동위원회 비서관
-(前)경인지방노동청 수원지청 수원종합고용 지원센터소장
-(現)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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