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토건 조봉수 부장

 


제46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산업포장’ 수상

선주토건은 국내 전문건설업체 중에서 손꼽히는 우수한 안전사업장이다. KOSHA 18001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적용하는 한편 다양한 안전보건활동으로 업계의 주목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선주토건은 재해의 위험이 높은 건설업종임에도 2011년도 7월 이후부터 단 한건의 사고도 없이 무재해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이 이런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조봉수 부장이 있다. 시스템안전의 전문가로 알려진 조 부장은 빈틈없는 안전관리로 선주토건을 안전명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런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아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재예방 달인’으로 선정됐고, 최근 열린 제46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기념식에서는 영예의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조봉수 부장을 만나 그만의 안전관리비법과 신념 등에 대해 들어봤다.

Q.산업포장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숨은 곳에서 묵묵히 본연의 일을 수행하고 계신 훌륭한 안전인들이 많은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수상하게 돼서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지금의 이 영광스러운 자리는 저의 능력 덕분에 선 것이 아닙니다. 부족한 점에 대해서 아낌없는 질책과 조언을 해주신 우리 회사 임직원분들과 많은 선후배 안전인 덕분입니다. 또한 근로자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부당하다고 느끼셨을 부분도 많았을 텐데 저의 지시에 흔쾌히 따라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지금의 이 영광을 누리게 됐습니다.

사실상 근로자 여러분들을 대신해 정부가 제게 이 상을 준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어깨가 무겁고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근로자분들이 밝게 웃으시며, 일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안전에 대한 신념이 궁금합니다.

안전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은 기술과 지식보다 사랑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안전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연히 아시겠지만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입니다. 즉 근로자가 재해예방의 주체이자 목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근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 실시하는 안전관리는 그저 형식적인 절차 수행과 다르지 않습니다. 근로자분들을 사랑하고 내 가족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 규정에 없는 작은 위험요소라도 쉽게 지나칠 수가 없게 됩니다. 법 준수가 목적이 아닌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진정한 안전관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안전관리의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안전활동을 펼치며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시스템 안전의 원활한 정착과 시행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안전관리자나 관리감독자의 역량, 근로자의 수준 등에 의해 재해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사고 발생이 사람의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생각은 상당히 잘못된 것입니다.

현장의 구성원이 누구이던지 현장은 일정한 안전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시스템에 의한 안전관리가 펼쳐져야 합니다. 시스템 안전을 통해 전 구성원이 다함께 참여해서 안전활동을 하는 것이야 말로 재해예방의 지름길이자 무재해의 기본입니다.

따라서 저는 모든 안전활동에 최대한 전 직원과 근로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시스템적인 안전활동을 개발,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역점을 두는 것은 위험성평가입니다. 사전에 철저한 위험성평가를 통해 재해에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조치를 하면 사실상 모든 재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관건은 근로자의 참여도입니다. 이에 저는 작업반장까지 위험성평가에 참여시키는 한편 TBM 등을 통해 항상 근로자들의 의견이나 건의사항, 불편사항 등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Q.현장에 유용한 안전활동 사례를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토목전문건설업체다 보니 가장 사고위험이 높은 부분이 장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많이 사용하니까요. 이에 저는 관련 법규, 안전장치, 중점 관리사항, 재해사례 등이 담긴 ‘건설기계 안전 소책자’를 만들어 현장의 모든 관리감독자와 장비운용자에게 배포했습니다. 이후 그들은 작업 전·중·후 책자를 보고, 규정에 따라 철저히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재해도 크게 줄어들었지요.

Q.여전히 산업재해가 다발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첫째는 안전을 자신의 일이라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것은 사업주와 안전관리자 등 일부 직원만의 업무가 아니라 일하는 근로자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노력해야 되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사업주, 관리감독자, 근로자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때만이 무재해 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빨리빨리’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빨리 그리고 급하게 진행하면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못합니다. 과거 성장기의 빨리빨리 문화를 벗어나 이제는 조심조심 안전하게 일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야 합니다.

Q.산업안전보건분야와 관련해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최저가낙찰제와 촉박한 공기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적정한 원가와 공기가 산정이 되지 않으면 재해예방에 대한 투자가 어렵고 결국 안전한 건설현장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적정한 원가와 공기의 산정을 통해 기술력 있는 회사들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합니다.

더불어 기본적인 안전시설물 등은 사전에 설계에 반영이 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미리 기본적인 안전시설만 갖추어져도 재해의 상당부분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근로자 무과실 원칙도 조금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재 무과실 원칙 때문에 근로자들이 안전을 등한시하는 부분도 꽤 엿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책임을 지고, 본인 스스로가 안전사고 예방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이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Q.무재해를 꿈꾸는 사업장에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흔히 기업들은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고객’이라고 말합니다. 헌데 정작 고객들이 일하는 현장에서의 재해예방활동을 소홀히 하는 기업이 꽤 많습니다. 근로자들 역시 우리의 소중한 고객입니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기업의 우선가치라고 한다면 이제는 그 방침에 맞게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안전관리자들의 경우는 항상 본인이 하고 있는 안전관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를 이행하기 위한 안전관리인지, 근로자를 위한 안전관리인지를 짚어봐야한다는 말입니다. 업무 수행을 위한 안전관리는 직업 그 이상의 보람을 줄 수 없습니다. 안전관리와 재해예방의 본래 목적인 ‘근로자를 위한 안전관리’로 업무에 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무재해라는 선물은 당연히 뒤따라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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