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중 | 前서울시민안전체험관장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전기난로를 사용하는 일이 많다. 날씨가 추우니 전기난로를 사용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문제는 이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여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전기난로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주로 복사열 때문이다. 몇 가지 사고사례를 들어보면 지난 2012년 12월 14일 새벽 2시46분경 서울 영등포구 J실내야구연습장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5분 만에 꺼졌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내부 집기류 등이 타 46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당시 화재는 관리직원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발생했다. 그는 사고 당일 술을 한잔 마시고 2시경에 들어와 대기실에서 전기난로와 전기장판을 켜놓고 잠이 들었다. 한참 자다가 뜨거워서 일어나보니 전기난로의 복사열로 인해 이불과 침대에 불이 붙어 타고 있었다. 불을 끄려고 하였으나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는 바람에 그저 간신히 대피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히 그가 대피를 하면서 “불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이웃집이 그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를 하여 간신히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

이 사고에 몇 년 앞서 영등포의 한 제조공장에서 발생했던 화재사고도 난로의 복사열이 원인이었다. 당시 공장의 한 관계자는 공장 내부에 전기난로를 켜놓고 잠시 나갔는데, 그 사이에 복사열로 공장에 불이 났다. 소방차가 출동을 하여 50분 만에 불길은 진압했지만 공장건물 약 300㎡가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이처럼 전기난로를 끄지 않고 잠이 들거나 자리를 비우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다. 실제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도 있었다. 일례로 예전에 소방당국은 사무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여 책상 아래에 전기난로를 켜 놓고 어떤 과정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았다. 그러자 난로를 켠 지 채 1분도 안되어 의자에 깔려있는 수건에서 연기가 났다. 그리고 몇 분 뒤 수건이 담뱃불처럼 서서히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1시간 가량이 지났을 때는 난로의 복사열 때문에 결국 불꽃이 일었다. 그나마 당시 시험은 야외에서 실시되서 이 정도였다. 만약 실내 상황이었다면 10여분 만에 불이 날 수도 있었다.

사실 전기난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보다 더 위험하다. 난로에 수건을 덮어 두었는데, 수건이 열선에 닿게 되면 곧바로 불이 난다. 수건이 아닌 종이라면 화재는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다.

전기히터에서 불이 나는 것은 대부분 사용자 부주의로 발생한다. 600도의 복사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종이 등 가연물은 충분히 불이 날 수 있다. 2011년 전국적으로 전기난로로 인한 화재는 245건. 이 가운데 난로를 켜둔 채 자리를 비우는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112건으로 절반에 달한다.

전열기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무 중에 자리를 비우거나 쪽잠 등 잠시 휴식을 취할 때는 전원플러그를 뽑아 두어야 한다. 그리고 되도록 사무실 책상 밑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는 전기난로 등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이밖에 여름 내 창고 등지에 전열기기를 넣어두었다가 겨울에 쓰기 위해 다시 빼놓을 때는 반드시 깨끗하게 세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지도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추위를 피하려 잠시라도 부주의한 행동을 했다간 한순간에 소중한 일터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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