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수 국민안전처 생활안전정책국 국장

 


안전시설 설치된 곳에서 물놀이 즐겨야


연일 햇빛이 강렬하다. 좀 전에 마신 물이 땀이 되어 모공을 비집고 나오는 듯하다. 일은 잠시 접어두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 한 조각 썰어 먹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들어갔고 직장인들도 본격적인 휴가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올해는 어디로 갈지, 휴가지에서는 무엇을 할지, 저마다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을 것 같다.

해수욕장, 하천, 계곡 어디로 가든지 올 여름 휴가에서 물놀이를 할 계획이라면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놀이 안전수칙’이다.

지난해 여름철 물놀이를 하다 사망한 사례를 보면, 음주 수영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무려 87.5%나 된다. 수치만 봐도 안전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위험성이 이렇게 높은데도 불구,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안전수칙이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아니다.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과, ‘이정도 쯤이야’ 하는 자만심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 지난달 5일에도 한 50대 여성이 래프팅지역에 사전 답사를 갔다가 음주 후 수심을 확인하던 중 깊은 수심에 빠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물놀이 안전수칙을 지켰더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다.

물놀이 안전수칙은 ‘귀찮다’는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매우 쉽다.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하기 ▲구명조끼 착용하기 ▲심장에서 먼 곳부터 물을 적신 후 들어가기 ▲술을 마셨거나 음식을 섭취한 직후에는 수영하지 않기 ▲자신의 수영실력을 감안하여 무리하게 수영하지 않기 ▲어린아이는 사고위험이 매우 높으니 항상 옆에서 지켜보기 등 아주 간단하고 익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수칙들이다.

물놀이 안전수칙을 지킨다면 사고위험 중 대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수칙을 잘 준수해도 조금의 위험성은 남아 있다.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안전사고이기 때문이다. 그럼 그 남은 위험의 가능성은 어떻게 없애야 할까. 바로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697개소의 물놀이 관리지역이 운영 중에 있으며, 이곳에는 인명구조함 등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하여 안전관리요원이 지켜보고 있다.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정부가 안전관리가 잘 되고, 주변 경관이 빼어나 물놀이하기에 좋은 ‘물놀이 안전명소’ 10개소를 선정한 바 있는데, 이곳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물놀이 안전사고,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올해는 ‘안전수칙 지키기’와 ‘물놀이 안전요원 및 안전시설이 잘 구비되어있는 지역에서 물놀이하기’ 이 두 가지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부디 올 여름 휴가에는 모든 국민들이 안전한 물놀이를 통해서 행복한 추억만 가득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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