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타 린치 美 법무장관 “최악의 재앙에 걸맞은 형벌”

                                                                (이미지 제공 : 뉴시스)

 


기업의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에는 엄청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다시금 재확인시켰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양 원유유출 사고로 기록된 2010년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 책임을 지고 영국 석유회사 BP그룹이 200억 달러(약 23조3600억원)를 배상하게 된 것이다.

AP, AFP통신, 연합통신 등에 따르면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BP가 미국 연방, 주 정부에 지급해야 할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금을 밝혔다. 이번에 확정된 200억 달러의 배상금은 수질환경오염 법규를 위반한 데 따른 벌금을 비롯해 피해배상금과 환경복원기금 등을 모두 합친 금액으로, 미국에서 단일기업의 손해배상 금액으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주요 배상 항목을 살펴보면, 우선 BP는 수질환경오염 법규를 위반한 데 따른 벌금으로 55억 달러(약 6조4000억원)를 내야 한다.

또 기름 유출로 막대한 피해를 본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미국의 5개 주에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

배상책임은 단순 피해 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멕시코만의 해안습지 등 자연환경과 어류, 조류 등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기금으로도 81억 달러(약 9조5000억원)를 내놓아야 한다.

뿐만 아니다. 주와 연방 정부가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데 쓴 비용 6억 달러(약 7000억원)도 배상해야 하고, 각 정부의 경제적 피해를 배상하는 데도 최대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줘야 한다.

앞서 BP가 2012년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기업과 개인들에게 59억4000만 달러(약 7조원)를 따로 배상한 점을 감안하면, 총 배상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린치 법무부 장관은 “BP가 제대로 된 형벌을 받아 피해 지역의 환경과 경제를 되살릴 배상금을 내는 것”이라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에 걸맞은 엄정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는 2010년 4월 20일 BP가 멕시코만의 마콘도 유정에 설치한 원유시추 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무려 5억ℓ에 달하는 원유가 쏟아져 최소 10억㎢ 넓이의 해저에 침전됐고 텍사스에서 플로리다까지 2000㎞에 달하는 미국 해안이 오염됐다. 특히 유출된 원유의 독성 탓에 조류, 어류, 거북, 고래 등이 폐사하거나 병이 들어 번식하지 못하게 되는 등 지역 생태계도 심각하게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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