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천둥 번개가 치는 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를 안아주며 “걱정하지 마, 조금 있다 그칠 거야”라고 속삭이는 엄마가 있다. 엄마 품에서 편히 잠을 청하는 아이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인다. 엄마의 마음으로 국민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고 일상생활을 평화롭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국민안전처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재난안전만큼 인문사회, 기초과학, 방재공학 등의 다양한 학문분야가 조화를 이루어야하는 분야도 없다. 빈번한 재난의 발생, 피해규모의 대형화, 재난유형의 복잡화 등 다양한 미래재난의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과학기술은 과거에는 국가 산업발전의 초석이 되었다면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안전지킴이로서의 역할 전환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과학기술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키플레이어(key playe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며, 국민에게 불안감을 던져주는 미래재난을 해결하기 위한 선구자적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나리오 중심의 재난 시뮬레이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센서기술을 이용한 시설물 모니터링 등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한 안전 시스템, 즉 재난안전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은 과감한 투자를 통하여 과학기술을 재난안전 분야에 핵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재난과학기술 10개년 전략계획(2008~2017)을 근간으로 과학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사회적 과제 대응 중심의 재난예측과 재난 발생 시 피해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유럽은 호라이즌(horizon) 2020(2014~2020) 계획에 기반을 두고 초대형 자연재난대응기술을 비롯한 스마트 재난안전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실례로 미국은 비파괴검사기술을 활용하여 싱크홀의 위험감지를 하고 있으며, 일본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쓰나미 실시간 감시시스템을 구축하여 재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로봇 선진국은 사람이 재난환경에서 직접 작업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난 로봇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인공지능기술 개발단계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또한 더 신속하고 생생한 재난상황 전파를 위해 소셜정보를 재난관리에 이용하는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재난에 대비해 나가기 위해 국민안전처는 2015년도에 709억원을 연구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자연재난을 예측하고 피해저감을 위한 자연재난 안전기술개발 분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사회재난 기술개발 분야, 소방안전 첨단 기술과 특수재난현장 대응 기술개발 분야, 그리고 위험유해물질(HNS) 사고 대응 기술과 장비개발 분야 등에 중점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재난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재난 발생 감지와 예측을 위한 실용기술을 개발하여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재난안전 과학기술은 재난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해 줄 버팀목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을 통한 안전 확보는 우리세대와 미래세대를 보호하는 신호등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로 재난안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재난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희망은 크다.

아빠, 엄마의 손을 잡은 아이, 캠퍼스에서의 밝게 웃는 청년, 그리고 평온한 미소의 노부부와 함께 재난안전 과학기술로 안전사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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