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우 교수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안전에 있어 관리자의 솔선수범은 실천을 하는 것까지 의미한다”

필자가 알고 지내던 어느 한 식품회사의 부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며칠 전 유치원에 다니던 그 부장의 둘째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경상이었지만 피가 조금 흐르고 있었다. 이것을 본 부장의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 부장 역시 몹시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 때, 그 부장은 “이런 것이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각 종업원에게는 부상을 입으면 몹시 가슴 아파하고 평생에 걸쳐 고통을 공유할 가족이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직장의 책임자는 종업원의 가족을 포함한 행복을 항상 염두에 두고 안전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그 부장이 담당하고 있던 현업부서에는 종업원이 340명, 협력회사의 직원이 170명으로 약 500명이 일하고 있었다. 작업절차서 작성, 아차사고발굴활동 등 안전활동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궁리를 하면서 매우 열심히 노력하여 재해는 점점 감소하고 있었다. 그러나 재해가 제로인 해는 없었고, 중상은 아니었지만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재해가 매년 1~3건 발생하고 있었다.

재해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진지하게 재발방지대책을 검토하는 한편, 부서의 안전회의, 익월 초의 전원 조회에서 재해방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호소하고 안전 최우선의 행동을 하도록 엄하게 지시를 하였다.

그러나 재해가 발생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신부터 생산, 품질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고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지만, 안전에 대해서는 특히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둘째 아이의 무릎 찰과상을 계기로, 그 부장은 자신의 일상적인 안전활동 방법을 다시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였다고 한다.

한 조직의 관리자로서 안전을 진정으로 생각하다면, 안전에 관한 문제에 임할 때 막연하게 말하고 추상적으로 실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구체적인 언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안전 최우선을 구체적인 언동으로 보이는 방법으로는 다음 3가지의 사항을 매일 유의하면서 실천하는 것이 요구된다.

첫째, 매일 1회는 안전에 대하여 반드시 말을 한다.

둘째, 직장 사람들로부터 안전상의 문제를 제기 받으면 반드시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셋째, 안전활동의 추진방법, 설비, 작업방법의 안전 측면에 대하여 개선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경우에는 그 후 현장에 나갈 때 개선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스스로 확인한다.

관리자가 이 3가지의 사항을 유념하면서 실천한다면, 그 부서의 사람들은 “우리 상사는 안전에 대해 정말이지 매우 열심이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본인들도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느끼는 바가 클 것이다. 안전에 있어 관리자의 솔선수범이란 이와 같은 실천을 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작업장 전체적으로 안전의식이 현격히 높아지고, 부서원들이 생산·품질활동뿐만 아니라 안전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안전을 배려한 작업이 되도록 매사에 유의하게 되고, 협력회사의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든 구성원이 경미한 재해도 입지 않으면서 무재해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재해의 보람과 행복을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아가 품질이 향상되어 불량이 줄어들고 생산성(이익)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안전에 유의하여 작업을 한다는 것은, 항상 올바른 방법으로 작업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작업의 미스가 없어지고, 안전 측면뿐만 아니라 품질 측면에도 크게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재해를 달성하였다고 하여 직장의 안전실력을 과신하거나 자만해서는 안 된다. 관리자들이 안전에 대한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게 되면, 종업원들의 안전의식은 서서히 저하되고, 머지않아 재해발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안전관리에 방심은 금물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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