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취제에 고농도로 장시간 노출 시 건강에 악영향 미쳐

추후 폐기이력에 대한 관리실태 등 현장조사 실시 예정

최근 부산·울산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원인불명의 가스 냄새는 부취제와 공단악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울산·부산 일원에 퍼진 가스냄새의 원인분석을 위해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지난달 28일 부산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부산시, 울산시,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해 8개 기관의 전문인력 및 민간전문가 등 총 22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각 전문기관별 원인분석 범위 및 방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먼저 환경부는 대기조건에 따른 냄새유발 물질의 대기확산 모델을 분석했다. 이어 부산·울산보건환경연구원은 냄새발생 지역에 대한 대기오염측정결과를 최대치 위주로 분석해 접수된 냄새신고 내용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합동조사단은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과 지난달 21일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가량 접수된 200여건의 신고내용을 분석한 결과, 부산 가스냄새의 원인은 부취제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부취제를 섞은 여타 다른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부취제 유출사고가 발생했었다. 지난해 8월 준공된 부산환경공단 수영사업소의 가스정제 처리시설 시범운영 과정에서 부취제가 담긴 탱크와 가스정제 처리시설을 연결한 밸브의 이음새 틈에서 부취제가 누출돼 주민의 신고가 잇따랐었다. 또 지난해 7월에도 외부업체가 밸브를 잘못 작동한 탓에 부취제가 누출돼 인근 주택가에서 소동이 벌어졌었다.

참고로 부취제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 또는 폭발성 물질의 유출 여부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로, 소량만 유출돼도 양파 썩은 냄새나 계란 썩은 냄새, 석탄 냄새 등을 풍기며 코를 자극한다. 미량을 흡입했을 때는 인체에 해가 없지만 고농도로 장시간 노출되면 건강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조사단은 정확한 원인파악을 위해 한국가스안전공사, 경찰청 등과 함께 부취제 취급·사용 업체를 대상으로, 사용·폐기이력에 대한 관리실태 및 당일 업무일지 등 전반적인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울산에서 발생한 가스 악취는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아황산가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악취 신고가 접수된 시간과 장소에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측정됐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황산가스는 자극성 있는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로 환경기준치 이상의 농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콧물과 기침이 나고, 심하면 기관지염, 폐수종, 폐렴 등이 야기될 수 있다. 합동조사단은 공단지역의 기업체 중에 주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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