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와 ‘적당주의’는 必敗의 지름길

공을 8km/sec 정도로 던지면 공의 원심력이 중력과 균형을 이뤄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날아갈 수 있다. 인공위성이 중력을 벗어나 날아갈 수 있는 원리도 이와 같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우리 삶에도 이런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곤경에 처하거나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을 때, 이를 벗어나려면 공이 중력을 이겨 계속 날아갈 수 있는 속도와 같이 어떤 임계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산업안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한다. 각종 지표상으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가 체감하기에 전반적인 안전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답보상태를 넘어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보이지 않는 끈을 과감하게 잘라야 한다. 그 끈은 바로 ‘불안전한 행동’, ‘빨리빨리 문화’, ‘설마하는 요행주의’, ‘적당주의’ 등이다.

아직도 많은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상기의 요소들이 성공을 담보하는 배경이라고 믿고 있다. 안전하지 않더라도 빨리빨리 그리고 적당히 작업을 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물건만 많이 파는 것이 성공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경영의 세계에서는 과거의 성공체험에 매몰되는 현상을 매우 경계한다. 과거의 화려한 성공체험에 얽매이면 외부의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방식만 답습하여 실패를 거듭하게 되기 때문이다.

안전을 조금 무시해도 묵과를 해주던 시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현재는 안전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가 없는 세상이다. 폭스바겐, 옥시 등의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안전을 무시한 대가는 혹독했고 그들은 잠시나마 취했던 이득의 수 백 배를 다시 토해내야 했다. 게다가 감히 돈으로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소비자의 신뢰마저 잃었다.

이는 단지 경영진과 회사에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이렇게 작업해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조금 위험하긴 해도 이게 더 빠른 작업 방법인데’ 등의 잘못된 관성에 함몰되어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근로자가 여전히 많다. 이는 도박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작업을 하면 사고가 날 위험이 있는데, 그동안 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논리는 결코 있을 수 없다. 100번의 작업 중 99번 사고가 없었어도, 단 1번 사고가 나면 그것으로 근로자는 소중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 수도 있다. 절대 확률에 안전을 내맡겨서는 안 된다.

여느 선진국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안전정책, 법령 등의 제도적 기반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안전기법, 안전장치·설비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제 ‘불안전한 행동방식’, ‘빨리빨리 문화’, ‘설마하는 요행주의’, ‘적당주의’ 등만 끊어내면 된다. 이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나라는 안전 선진국에 다다를 수 있다.

목표가 확실하고 이에 닿을 수 있는 방법과 길도 정해져 있다. 분명 어렵지 않다. 그저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변화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한 명, 두 명, 세 명 등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안전을 중시해나간다면, 어느 순간 우리 모두는 안전문화의 일부가 되어 있는 자신과 사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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