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의 실천의지와 경영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

‘안전제일’은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생활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접하는 말이다. 흔히 이를 단순한 표어 정도로 생각하는데, 사실 이것은 세계 경제에 큰 획을 그은 경영철학이다.

그 유래는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의 최대 철강회사 U.S. Steel의 개리(E. H. Gary) 사장은 작업장에서 철판에 깔려 사망한 근로자를 목격하고 회사의 경영방침을 ‘생산제일주의’에서 ‘안전제일주의’로 바꾸었다.

당시는 안전보건의 기본이 바로 서지 않고, 맹목적인 성장과 개발이 주를 이루던 시대였다. 안전을 생산의 상위 개념으로 둔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 과감한 결단은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재해감소와 더불어 품질과 생산성이 모두 향상된 것이다.

이에 대해 훗날 개리 사장은 “안전 위주로 공장시설을 설계·설치해 경영에 특별히 신경 쓸 문제점이 없었고 생산능률은 종전의 배 이상으로 증가되었으며 막대한 투자원금은 수년 내로 회수했다.

나는 단순히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려는 신념뿐이었지 이렇게 많은 이윤을 남기리라 생각하지 못했었다. 예기치 못한 성장과 발전에 적극 도움을 준 모든 근로자와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처럼 ‘안전제일’을 실천하면 근로자의 안전은 물론 결과적으로 품질과 생산력까지 증대된다는 것이 확인된 지 110년이 지났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전 세계에 안전제일의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지금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이는 얼마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만 해도 9월말 기준으로 우리 산업현장에서 6만6744명이 다치거나 질병에 걸렸고, 1314명이 사망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왜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안전제일은 자리를 잡지 못했고 산업현장에서는 매년 수만명의 사람이 재해로 다치고 있는 것일까. 안전제일이 구호에만 머물고 의식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법적제재를 강화하는 것 또한 필요하지만, 사업주의 강한 실천 의지와 경영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주가 인간존중의 기본이념을 갖추고 안전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전을 단순히 생산 활동의 부가적인 요소가 아니라 생산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마인드를 갖추었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방안을 실천하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첫 번째로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 일반 근로자는 물론 근로자를 직접 지휘·감독·교육하는 관리감독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둘째, 모든 근로자가 함께 사업장내 내재되어 있는 유해·위험요소를 제거해나가는 활동(위험성 평가)을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전개해야 한다. 셋째, 근로자들이 능동적으로 안전제일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결코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저 “설사 생산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근로자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과 “안전이 확보된 후에야 생산활동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경영을 하면 자연스럽게 진행될 일들이다.

2016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7년에는 올해 달성하지 못한 무재해 원년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산업현장의 구성원 모두가 110년 전 게리사장의 안전제일주의 경영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새해를 맞이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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