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업안전협회-TUV SUD ‘안전문화 세미나’ 공동 개최


글로벌 수준의 안전문화 평가 및 개선 방법 소개


“안전문화는 사업장에서 발생 가능한 재해를 막는 모든 장벽의 기본이며, 모든 안전활동의 시작점이다”

TUV SUD의 프로젝트 공정안전 엔지니어인 로버트 카우어 박사(Dr. Robert Kauer)는 대한산업안전협회(회장 김영기, 이하 협회)와 TUV SUD Korea(대표이사‧사장 Stefan Rentsch)가 지난달 22~23일 대전과 서울에서 공동 개최한 ‘안전문화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안전문화 정착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나라 사업장 전반에 글로벌 수준의 안전문화 평가방법을 전파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김영기 협회장과 마크 그로스코프(Marc Grosskopf) TUV SUD 상무 등 양 기관의 주요 인사를 비롯해 주요 기업 및 기관의 HSE업무 담당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서는 양 기관의 안전문화 관련 실무 책임자인 TUV SUD 로버트 카우어 박사(Dr. Robert Kauer)와 협회 김종인 안전문화팀장의 발표가 차례로 이어졌다.

◇안전문화 정착의 핵심은 ‘리더십’
‘Safety culture excellence(안전문화 우수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카우어 박사는 먼저 안전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트렌드를 소개했다. 카우어 박사에 따르면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산업현장의 경우 기존 기술적인 안전관리에서 문화중심의 안전관리로 무게의 추가 옮겨가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현장에서 안전관리와 안전문화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근 글로벌 안전의 트렌드다.

공정, 조직, 기술 등이 안전관리의 바탕이라면, 가치와 믿음, 주인의식 등이 안전문화의 근간인데, 이 시스템적인 것과 인간적인 요소가 상호보완 역할을 해야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설명이다. 그리고 이 밸런스를 맞추는 핵심요소가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 리더십은 사장이나 경영진 일부가 아닌 현장의 모든 구성원에게서 필요하다고 카우어 박사는 강조했다.

카우어 박사는 “아무리 안전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도 안전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안전관리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안전문화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치가 아닌 만큼 사업장 스스로가 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정착의 필수이자 기본 과정으로 사업장의 현재 안전문화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며, 이에 대한 TUV SUD의 안전문화 평가 절차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우선 TUV SUD는 평가를 의뢰한 사업장을 방문해서 2~3일 동안 현장의 문제점을 살핀다. 이어서 4~6주에 걸쳐 워크숍, 계층별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현 사업장의 안전문화 및 안전관리 수준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도출된 개선방안을 사업장에 적용·정착시켜 나간다. 적용 기간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이같은 안전문화 평가의 필요성을 카우어 박사는 ‘빙산 모델(The iceberg model)’을 예로 들며 설명을 했다. 빙산이 일부분만 수면 위로 드러나고 거대한 몸체는 수면 아래에 있듯이, 사업장에서도 사고나 중대재해 정도만 눈에 띄고 나머지 사고를 불러오는 인간실수, 공정의 오류 등 수많은 문제점들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체계적인 안전문화 평가를 통해 전체적인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그것을 개선시켜나가야 한다는 게 그 요지다.

이어 카우어 박사는 스위스치즈 모델을 통해 다시 한 번 안전문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카우어 박사는 “위험의 근원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업장에서 안전문화, 설계 안전, 기술 안전, 비상대응절차 등 여러 장벽을 세워놓지만, 각 절차의 과정에 틈이 생겨 이것이 연결되는 순간 재해가 발생하고 만다”면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든 안전보호막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특히 안전문화가 모든 장벽의 기본이고 시작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카우어 박사는 안전문화의 정착과 개선에 끊임없이 노력해 줄 것을 국내 기업에 당부했다.

카우어 박사는 “기업의 안전문화에는 병적인 수준, 반응적인 수준, 개선시도 수준, 적극적인 수준, 발전 수준 등 5단계가 있는데, 세계적인 회사들도 3~4단계에 머물고 있다”라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전문화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진의 안전 최우선, 전 직원의 참여가 중요
김종인 협회 안전문화팀장(공학박사)은 ‘KISA 안전문화 평가’라는 발표를 통해 안전문화의 역사에서부터 안전문화의 실질적 평가사례에 이르기까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종인 팀장에 따르면 안전문화라는 용어는 국제원자력기구가 1986년 체르노빌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2월 7일 부산 한진중공업 선박화재 사고를 계기로 범국민 안전문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안전문화와 관련된 분야는 많은 연구를 거듭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왔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안전기술적인 부분에 집중된 현장분위기로 인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00년대들어서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관련한 평가와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는 국내외 여러 안전문화 평가 방법이나 기법을 분석하고 안전보건, 심리학, 인간공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KISA 안전문화 평가’를 만들어 실시하고 있다.

KISA 안전문화 평가 역시 큰 틀에서는 카우어 박사가 언급한 ‘빙산 모델(The iceberg model)’을 토대로 진행된다. 규정 및 절차, 법규 준수, 현장안전활동 등 겉으로 드러난 안전관리시스템을 비롯해 수면 아래의 안전의식(경영진의 안전의지, 안전교육 및 훈련, 사고관리, 현장안전분위기) 까지 점검·진단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 및 중·장기 전략을 제시한다.

세부적으로는 업무에 대한 정밀한 사전조사를 진행한 후 설문,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안전의식에 대한 진단을 실시한다. 이어 계층별 일대일 면담, 포커스 그룹 조사 등을 통해 안전행동을 진단하고 안전관련 이슈를 도출해 내어 기업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KISA 안전문화 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법에 의한 사항을 별도로 중점 개선하고, 리더의 의식 변화를 시작으로 기업의 문화를 변화시켜나간다는 점이다.

김종인 팀장은 “안전은 환경안전팀의 문제라는 인식이 안전문화의 정착을 가로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리더의 인식과 역할을 변화시켜 경영진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전 직원이 안전을 중시하고 안전활동에 스스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KISA 안전문화 평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별로 특화된 안전문화 컨설팅 필요
참석자들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안전문화의 중요성과 체계적인 평가절차, 안전문화 개선으로 인한 기대효과 등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됐다는 평을 했다.

김영기 협회장은 “‘안전관리’라는 기술적인 요소와 ‘문화’라는 인간 집단의 생활양식을 결합시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라며 “획일화가 아닌 기업별로 특화된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 그로스코프 상무는 “안전문화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려면 관계 당국을 비롯해 시설의 설계 및 시공자, 시설 운영자, 유지관리자 등 모두가 안전 규제 사항을 철저히 숙지하고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안전활동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1866년 설립된 TUV SUD는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850개 이상 지역에 사무소 및 시험소를 운영하고 있다. 2만 4천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안전진단과 안전시스템 인증 등 기술관련 산업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선도적인 글로벌 기술 서비스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 협회와 TUV SUD Korea는 ‘산업재해예방 및 안전관리기술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종합안전진단, PSM, 안전문화 등의 분야에서 교류해 나가는 등 재해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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