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효 대림산업 안전보건팀 차장

 

1. 우리는 어디서(from) 왔는가?
2. 우리는 어떤(What) 존재인가?
3. 우리는 어디로(going) 가는가?

저 세 개의 질문은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 적혀있는 인간의 근원적 화두입니다.

우리는 지금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우리 주변에서 범람하고 있습니다.

1차 산업혁명(1780년~, 증기기관 발명, 생존을 위한 육체노동 감소),
2차 산업혁명(1900년~, 전기에너지 범용, 폭발적인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1970년~, 컴퓨터 사용, 정보통신 네트워크 생성),
4차 산업혁명(시점?, 패러다임?)

4차 산업혁명시대는 시간, 공간, 사람이 현실과 사이버 세상을 오가면서 융합이 일어나는 시대입니다. 공간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로 가상공간으로 변환되고, 공간의 변화인 시간은 ‘빅데이터(BigData)’ 형태로 가상공간에 정지된 공간정보가 집합한 형태로 저장되며, 인간의 수많은 측면이 ‘사회적 관계망(SNS)’과 ‘인체 센서(Wearable technology)’ 기술로 가상공간에 구현됩니다.

그 역변환으로 가상의 데이터로 구현된 공간은 ‘내비게이션(navigation), 가상현실 게임, 3D 프린터’ 등을 통해서 현실 세상에 구현되고, ‘빅데이터’ 형태로 저장된 시간은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으로 작용하여 본 칼럼과 같이 집단지성의 산출물 형태로 구현되어 현실 세상으로 이어지고, 가상공간에 구현된 인간의 측면들은 실재하는 인간의 인성에 영향을 주면서 현실 세상에 구현됩니다.

가상공간의 인공지능(人工知能, artificial intelligence)은 공통적 패턴을 찾고 비교하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패턴이 없는 창의영역에서는 매우 취약해서 시간과 공간과 인간이 융합되어 빚어지는 놀라운 변화의 주체는 인간이 됩니다.

인간의 욕망이 동기가 되어 발전해온 문명의 궤적은 인본주의 심리철학에서 제시하는 인간의 욕구 이론과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1차 산업혁명은 기계화로 생존기반을 확보하여 인간의 생존 욕구를 충족시켰고, 2차 산업혁명시대는 전기 에너지의 활용으로 대량생산기반을 확보하여 인간의 안정 욕구를 충족시켰으며, 3차 산업혁명시대는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인간의 사회적 소속 욕구를 충족시켰습니다.

지금의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현실과 사이버의 경계를 넘어선 인간이 SNS 공간에서 열렬하게 자신을 표현하면서 인정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습니다. 인간 욕구의 다음 단계인 자아실현을 충족할 5차 산업혁명시대는 지금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것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로봇에 의한 자동화로 인간이 소외(疏外 , alienation)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년 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간의 일자리가 대부분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맥킨지(McKinsey) 컨설팅에서는 완벽하게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자동화 기계와 사람이 함께 일하면서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시대를 거치면서 인간소외에 대한 두려움의 강도는 점점 높아졌었지만 그 모든 시대에서 실제로 인간이 직업을 잃고 소외된 적은 없었습니다.

위험하고 힘들고 반복적인 일들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인간에게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그 여유가 인간의 창의성을 열고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면서 수많은 새로운 직업을 창조했습니다.

새 시대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수행하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생산성의 폭발적인 향상이 일어나 인간에게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제공할 것입니다.

빅데이터 집단지성과 가상세계의 현실 구현 기술을 통해 인간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해 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획일화된 대형 제조업체들은 점차적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점차적으로 대기업과 고정 직업들이 사라지고 자유계약으로 자신이 필요한 곳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freelancer) 직업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기업은 원천기술기업, 서비스 기업, 개인적 기업, 사회적 기업, 공유기업의 형태로 존재하면서 인간은 점점 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삶은 점점 더 창조적이고 풍요롭고 여유로워질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이 많은 시대입니다.

인간이 집단적 헤게모니의 감옥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고,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투쟁하던 상극의 경쟁 시대’를 지나서 자신의 진짜 가치를 완성하는 상생의 시대가 펼쳐질 것입니다.

특히 사회의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는 분야의 중요성이 점점 더 확대되면서 인간과 사물의 근원적 가치를 수호하는 안전 분야의 업역(業役)이 괄목하게 확장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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