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위험에 대한 불안감·노동시간 불만족 높아

공제회,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결과’ 발표

건설근로자들의 근무환경·복지 등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최근 1년 이내 근로기록이 있는 퇴직공제가입 건설근로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구직환경 ▲작업능력 ▲교육훈련 현황 ▲현장 근로실태 ▲복지수요 ▲직업 만족도 등 고용 및 생활실태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건설현장 근로실태의 경우 최근 1개월 동안 건설근로자들이 근무한 건설현장은 평균 2.2개소로 나타났다.

특히 숙련도가 떨어지는 일반공이나 조공(5년 미만의 비숙련공)이 좀 더 많은 현장을 빈번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팀·반장과 준기공(최소 한 가지 기능으로 5년 이상 근무해서 현장에서 기능공을 대리하는 자)은 상대적으로 이동이 적었다. 숙련도가 떨어지는 근로자일수록 이동이 잦은 셈이다.

건설근로자들의 평균 일급은 15만3000원 수준이며 연간 평균 근무일은 149일로 조사됐다. 이를 계산해보면 연간 임금이 약 23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일반 근로자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건설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근로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회사에서 작성한 계약서에 서명만 했다’는 답변이 45.5%에 달한 것이다. 이어서는 ‘구두로 통보만 받았다(18.7%)’, ‘구체적인 계약이 없었다(6.6%)’는 답변도 상당했다. 구두계약 등에 따른 노사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사회보험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률은 63.9%에 달했지만,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각각 15.2%, 1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번한 입·이직 등으로 사회보험 가입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공제회는 분석했다.

복지·근로시간 등 근무환경도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불안 및 임금불만족 정도가 각각 44.4%, 41.6%에 달한 것이다. 특히 고용불안과 임금수준 등에 대한 개선 요구는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으면서 숙련도가 낮은 일반공에서 높게 나타났다.

현장위험성에 대한 불안정도는 43.8%로 조사됐다. 특히 근무경력이 30~40년 된 50~60대의 고연령층과 상대적으로 작업 시 높은 수준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기능공이 불안감을 크게 느꼈다.

아울러 전체의 절반 이상(53.2%)이 복리후생에 만족하지 못했다.

건설근로자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 서비스로는 ‘퇴직공제금 인상(64%)’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금융지원(51.2%), 자녀교육비 지원(32%), 건강검진(2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4.9%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37.2%는 건설현장에서 수입과 숙련도가 낮은 일반공과 조공에서 높게 나타났다.

권영순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건설근로자들을 위한 기능향상 훈련 확대와 공공 취업지원서비스 확충, 생활안정 지원 등 건설근로자의 고용·복지서비스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라며 “건설근로자의 고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제회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와 건설사업주들의 관심·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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