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 개최

1910년 조선은행(현 화폐금융박물관)에 국내 최초로 승강기가 설치됐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누적설치대수 41만대(2010년 6월 기준/세계 8위), 한 해 설치대수 약 3만여대(세계 5위)에 이르는 승강기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그간 이런 강국의 면모에 걸맞는 승강기 관련 대규모 행사가 없어 승강기 업계는 물론 산업현장 각계로부터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이런 상황 속에 최근 국내 최초의 ‘승강기 엑스포’가 드디어 선을 보였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이 엑스포를 두고 “100년 동안 고속 성장한 한국 승강기 산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가히 이런 자부심만큼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대기업들이 대거 참가한 것은 물론 승강기 안전 체험행사 및 관련 분야의 세미나 등이 다양하게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지는 행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국내 승강기 산업의 현황과 안전수준 등을 살펴봤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승관원)과 코엑스가 공동주최한 ‘2010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국내 승강기 도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그동안 문화적 교류 및 전문 지식 공유 등의 기회가 적었던 승강기 산업의 오랜 갈증을 해소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승강기 관련 거대 행사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런 의미를 기리듯 15일 열린 개막식에는 안양호 행정안전부 차관을 비롯해 백원우 국회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 김남덕 승관원장, 루 비알리 미국기계학회 부의장, 이안 토드킬 아·태승강기협의회 의장 등 국·내외 유명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승관원의 한 관계자는 “그만큼 해외에서도 한국 승강기시장을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라며 “이번 엑스포를 통해 우리나라의 앞선 안전시스템이 대외적으로 알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에서는 세계 5위의 승강기 설치 강국답게 그 기술력을 보여주는 다양한 차세대 엘리베이터가 선보여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분속 1,080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태양광엘리베이터 등이 바로 그것.

이외에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미쓰비시엘리베이터 등 국내외 대표 엘리베이터 기업들의 최신 제품도 대거 전시돼 박람회를 빛냈다.

한편 이번 엑스포에서는 이강두 한국승강기대학 이사장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0 승강기 안전 공로자 포상식’도 열렸다.

포상식은 승강기 100주년을 맞아 대국민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한 기관이나 개인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영예의 대통령 표창은 전철역 스크린 도어를 통해 승강기 안전홍보동영상을 3,300만회 이상 상영해 승강기 안전홍보에 기여한 서울메트로(기관)와 올해 전국 유치원 및 초등학교 어린이 약 180만명에게 승강기 안전교육을 실시한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기관)이 수상했다.

국무총리표창은 에스컬레이터 스텝측면에 마찰계수가 낮은 테프론 테이프를 부착해 이용객의 신발끼임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기여한 인천국제공항공사(기관)와 승강기 감속 및 착상장치의 국산화를 통해 안전기술 향상에 기여한 (주)문앤썬 이도흠 전무이사가 수상했다.

이밖에 이번 엑스포에서는 △승강기 안전체험관 운영 △승강기 기업전시회 △유럽승강기 표준화회의(CEN TC10) △공동주택 승강기 안전관리 세미나 △국제승강기 표준동향 설명회 △승강기 신기술 발표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산업진흥ㆍ안전문화확산 성과
다채로운 볼거리ㆍ즐길거리 ‘주목’

 



승강기안전엑스포는 기업박람회는 물론 다양한 안전체험관과 역사관 등도 마련하여 일반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엑스포는 ‘산업진흥’과 ‘안전문화 확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엑스포에서 관심을 받았던 주요 시설을 보면, 먼저 국내·외 기업관에는 실제로 작동되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관람객들이 직접 탑승하거나 작동 모습을 자세히 관람할 수 있었다.

또 승강기 안전체험관에는 엘리베이터 갇힘사고와 화재, 지진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체험 학습시설이 설치돼 이용자들이 안전한 승강기 이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안전체험관의 경우 취약계층인 어린이들의 승강기 안전의식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마련된 만큼 수시로 ‘페이스페인팅’ 등 참여형 이벤트가 열려 행사 기간 내내 어린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승강기 역사관에는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 승강기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각종 사료와 사진 등이 전시돼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이번 엑스포에서는 승관원 홍보대사인 탤런트 최자혜씨의 ‘나눔 기부사인회’도 진행됐다. 이를 통해 얻어진 기부금은 연말에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생활지원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김남덕 승관원장은 “이번 엑스포는 단순한 박람회 차원을 넘어 한국의 모든 승강기인들과 안전인 그리고 국민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라며 “행사를 통해 모아진 관심을 바탕으로 승강기 안전문화를 더욱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신 승강기 정보 교류의 장
다양한 주제 다룬 세미나 열려

승관원은 이번 엑스포가 단순한 승강기 기업전시회를 넘어, 승관기 관련 최신 정보 교류의 장이되도록 하는데도 주력했다.

이에 따라 행사 기간 동안 승강기 안전과 제도, 기술을 중심으로 한 각종 ‘지식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먼저 15~16일에는 승강기 관리주체가 참여하는 공동주택 승강기 안전관리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및 수도권 승강기 운영 관리주체 약 400여명이 참여하여 승강기 안전관리 요령과 우수사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성민 승관원 기술사업팀장은 안전한 승강기 유지 관리 방안 등에 대해 발표를 했다.

홍 팀장에 따르면 승강기 유지 관리는 승강기 소유자 또는 관리주체가 안전한 승강기 사용을 위해 일상관리, 정기점검, 예방점검, 수리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중 ‘일상관리’ 부분이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정기점검이나 예방점검, 수리 등은 전문업체를 통해 이뤄져 큰 문제가 없는데 일상관리의 경우 비전문가인 소유주 등이 하다보니 실효성이 없다는 게 홍 팀장의 설명이다.

홍 팀장은 “소유자 등의 관리주체들이 승강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평상시 문제점에 대한 메모를 한 다음, 1달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전문업체의 정기점검 때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승강기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16일에는 승강기 관련분야 전문가 초청세미나가 진행됐다. 이 세미나에는 일본 T&T컴퍼니의 사세 도치스구 박사와 윤명오 서울시립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각각 ‘승강기 소음진동의 원인과 해결방안’과 ‘피난용 엘리베이터에 대한 기술과 운영’에 대해 발표했다.

세미나에서 사세 도치스구 박사는 최근 엘리베이터가 대형화, 고속화되면서 소음 및 진동이 증대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사세 도치스구 박사는 “건물의 준공이 끝나고 실가동한 후에 대책을 세우는 것은 큰 노력과 비용이 든다”라며 “설계단계에서부터 엘리베이터에 의한 소음은 얼마인지 등을 따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현재 11층 이상의 건물 중 비상용승강기와 제연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건물이 상당수 존재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승강로 급기가압방식(승강로 위에서 아래로 공기 압력을 주어 연기를 승강기 문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을 해당 건물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승강로를 급기가압하게되면 연돌효과가 상쇄되고 모든 층이 균일한 가압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아울러 소방대가 진입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유럽승강기표준화회의(CEN TC10)도 15일~16일 양일간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루이스 비알리 국제표준화기구 승강기위원회 위원과 이안 토드킬 아·태승강기위원회 의장, 에스판디아르 가리반 유럽표준화개발의장 등 국내·외 승강기 전문가 20여명이 참여해 ‘유럽 승강기 안전기준과 표준동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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