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주범 탱크로리 기사 등 3명 구속영장 신청

 

지난 13일 경기도 부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부근 교각 밑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의 원인이 밝혀졌다.

17일 경찰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유조차 운전사 송모 씨(31) 등이 불법행위를 통해 습득한 경유를 유조차에 넣다가 스파크가 일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로 인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부근 교각은 심각한 손상이 발생해 전면 재시공에 들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인근 도로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일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 또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번 사고는 소수의 불법행위와 안일한 안전의식이 얼마나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사건의 시작

13일 오후 10시 32분경 경기도 부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부근 부천고가교 아래에서 대형화재가 일어났다.

이 불로 이곳에 주차돼 있던 25톤 탱크로리 등 차량 39대가 소실되고, 도로 하부 100미터와 방음벽 30여미터가 타 소방서 추산 13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 중동나들목 재시공

화재로 인해 중동 나들목 부근 도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한국도로공사는 관련 기관 등과 함께 즉각 정밀진단을 실시했다. 그리고 사고발생 이틀 후인 1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량 상판의 경우 교량을 받치고 있는 강박스에 균열이 생기고 휘어져 재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로 나타났다. 또 교각부분도 높은 열로 인해 상부 콘크리트가 손상된 상태로 확인됐다.

결국 도로공사는 해당구간을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하고, 안전성과 공기단축을 위해 8차로 교량(약 60m)을 일시에 철거한 다음 원상복구하는 내용의 보수공사계획(공사기간 : 약 4개월)을 이날 발표했다.

◇ 불법행위가 불러온 대형화재

부천 원미경찰서는 17일 고가교 아래 주차장에 세워둔 25t 유조차 연료탱크에 경유를 넣다가 불을 내고, 상습적으로 휘발유를 빼돌려 판매한 혐의(중실화 및 특수절도)로 유조차 운전사 송모 씨(3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송 씨와 함께 유조차 휘발유를 빼돌린 주차장 내 컨테이너 관리인 박모 씨(49)와 이 휘발유를 사들인 주차장 관리인 황모 씨(59)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송 씨가 주차장 내 컨테이너에 보관 중인 박 씨의 경유를 자신의 유조차 연료통에 넣기 위해 유류호스를 연결하고 모터펌프를 켜는 순간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발생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송 씨는 9월부터 최근까지 매주 박 씨의 컨테이너에서 경유를 공급받는 대신 유조차에 실린 휘발유 가운데 100∼1000L를 빼내 박 씨에게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그리고 황 씨는 이 휘발유를 L당 1000원 정도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속도로 아래 주차장이 불법으로 빼돌린 기름을 주고받는 ‘불법·탈법의 장소’였던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고 역시 ‘설마’하는 안일한 의식과 이기적인 욕심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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