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화학·철강공장 등 고위험 사업장 위험요소 긴급 점검
여진 대비해 취약 노후시설 대상으로 보완조치 실시
에너지, 산업 관련기관 등 상황 모니터링하며 비상대응체계 가동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과 연이은 여진으로 포항 곳곳의 외벽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졌다.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과 연이은 여진으로 포항 곳곳의 외벽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졌다. (이미지 제공: 뉴시스)

 

15일 경북 포항에서 지난해 경주지진에 버금가는 강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9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2일 인근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일어난 지 1년 2개월 만에 발생한 강진으로, 전국 각지에서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40여회가 넘게 이어지는 여진에 포항 곳곳 건물의 외벽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지속적 피해가 발생하자 많은 포항시민이 건물 밖으로 나와 대피에 나섰다. 집계된 이재민은 1536명이며, 현재 이들은 인근 학교시설과 체육시설 등 13개 대피소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 

인명피해도 심각하다. 16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6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시설물 피해도 1293건에 달하지만,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일대 산업시설의 안전여부다. 포항지역과 인근지역에는 원전 등 에너지 관련 시설이 상당하고, 원유 정제처리업·석유화학계 기초화학물질 제조업 등의 사업장과 51종의 유해·위험 화학물질을 규정량 이상 사용하는 설비를 보유한 사업장만 66개소에 이른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진 발생 직후, 관할 지청과 안전보건공단에 사고현황을 파악토록 하고, 여진에 대비하여 사업장 자체 안전점검을 강화토록 하는 등 상황을 엄중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16일부터는 고위험 사업장(공정안전관리, PSM)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 및 기술지도에 나섰다.

점검 시에는 지진 피해현황을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진에 대한 대비 현황과 취약한 노후시설을 파악하여 서둘러 보완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진발생시 유해·위험물질을 대량 취급하는 철강·화학공장에서의 화재·폭발·누출사고는 노동자와 인근 주민에 미치는 피해가 매우 크다”면서 “2016년 경주 지진 이후부터 노후시설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 긴급 점검 및 기술지도를 통하여 여진 등에 의한 고위험 공장의 대형사고를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산업부, 에너지 관련 시설 안전점검
고용부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도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지진발생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원전, 발전소, 송배전망, 석유비축시설, 도시가스관 및 인수기지 등 에너지 관련 시설과 산업단지에 대한 점검을 지시했다.

또 백 장관은 필요한 대응조치를 즉시 취하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산업단지 이사장 등과 직접 통화하며 상황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원전 및 발전소, 방폐장, 가스관, 송유관, 송배전망 등 주요 에너지 관련시설별로 이상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 산업 관련기관과 계속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 공유하면서 신속하게 대응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