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형식으로 안전심리, PTSD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

 

대한산업안전협회가 토론회 형식의 안전교육을 실시해 이목을 집중 받았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집체교육을 토론회처럼 진행하면서 안전에 대한 참석자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이끌어 냈다.

협회는 최근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안전교육센터에서 ‘KISA 안전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우리 삶 전반에 걸친 안전문제에 대해 편안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조금은 무겁다고 느낄 수 있는 안전이라는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재식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류현철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등 안전보건 전문가가 패널로 참여해 참석자들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재식 교수는 ‘안전불감증, 그 기저의 인간심리에 대해 말하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불안전한 행동이 나타나는 원인을 인간, 시스템, 환경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불안전한 행동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사고는 인적요인과 시스템 요인, 환경요인 등에 의해 발생한다”라며 “특히 인적요인에서 봤을 때 사람은 기본적으로 정보처리 능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별로 지각능력에 차이가 있는 가운데 기존 지식과 태도 등에 따라 정보처리능력에 한계가 있어 획일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 교수는 스트레스도 사고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심리적으로 불안과 분노, 우울, 인지 손상 등을 발생시켜 사고를 불러온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화시스템, 정보처리보조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한다”라며 “특히 인적오류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의식적으로 안전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울러 이 교수는 행동의 오류에 대한 규제보다는 안전 행동을 유도하는 접근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류현철 전문의는 ‘신체적 손상, 그 이상의 정신적 손상’을 주제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 전문의는 “한 사회의 산업발전 수준과 역사, 문화 등은 직업병을 대하는 자세와 깊은 관계가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예전에는 이황화탄소, 수은 중독 등으로 인한 직업병 예방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근골계질환과 직무스트레스, 감정노동 등까지 관리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일상생활의 모든 사고와 과정은 스트레스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사건 자체의 크기보다는 경험자의 심리적인 반응이 어떻게 나타났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작은 사고라고 해도 경험자가 심각하다라고 느낀다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류 전문의는 관리자 입장이 아닌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류 전문의는 외상 후 스트레스가 외상(실제적인 죽음이나 위협적인 사건, 부상 등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 직후에 나타나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면밀한 관찰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한다”라며 “심리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재해자의 스트레스에 대해 주변인 모두가 공감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주제 발표가 끝날 때마다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꼈던 궁금사항들에 대해 자유롭게 묻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대한산업안전협회는 앞으로 이 같은 형식의 안전콘서트를 올해 6월과 12월에 실시해, 안전교육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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