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안전학과 교수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2014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로 20여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지난 1월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화재에서는 42명이 숨지고 141명이 다쳤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형화재로 인해 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밀양병원처럼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은 의료시설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자력대피가 쉽지 않다보니 국민들이 더욱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의료시설에는 옥내소화전설비, 소화기, 구조대, 완강기 등의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문제는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런 소방시설을 제대로 사용하느냐다. 안타깝게도  사용을 잘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이번 세종병원 화재 때도 구조대를 펼친 것은 환자도, 보호자도, 병원 관계인도 아닌 화재 발생 후 도착한 소방관이었다.

소방법을 강화해서 추가로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 소방시설을 잘 활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에 의료시설에 주로 설치되어 있는 대표적인 소화설비인 옥내소화전설비 그리고 피난설비인 구조대와 완강기의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면 한다.

옥내소화전설비는 화재 초기진압을 목적으로 하며 복도나 계단 가까이에 설치되어 있다. 소화전함 내의 앵글밸브를 개방하면 물을 방사되는 설비로 사용법이 매우 간단하다.

상세히 살펴보면, 먼저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이 소화전함을 열고 호스를 꺼내어 불이 난 곳까지 가지고 간다. 이 때 다른 한 사람은 소화전함에서 호스를 풀어줘서 호스가 꼬이지 않도록 해 준다. 불이 난 곳까지 가는 사람이 두 사람이면 소화작업을 할 때 한 사람은 노즐을 잡고 다른 사람은 호스를 잡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후 화재발생지점에 있는 사람이 물을 방수하라고 외치면 소화전함에 있는 사람은 소화수를 방수한다고 다시 한 번 외치고 밸브를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서 개방한다.

불이 난 곳으로 호스를 들고 간 사람은 두 손으로 노즐을 꼭 잡고 방수한다. 이때 노즐을 좌우로 돌리면 직사와 방사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적정하게 조절하여 사용하면 된다. 진화가 끝나면 소화전함에 있는 사람에게 밸브를 잠그라는 신호를 보내면 소화전함에 있는 사람이 밸브를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잠근다. 사용이 끝난 소화전은 동파를 방지하고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호스를 길게 늘어뜨려서 건조시킨 후 원래대로 소화전함에 지그재그로 적재해 놓는다.    

구조대는 포지 등을 사용하여 자루형태로 만든 것으로서 화재 시 사용자가 그 내부에 들어가서 내려옴으로써 대피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구조대의 사용법은 좀 복잡하다. 경사강하식구조대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우선 구조대함을 들어내어 함과 구조대를 분리한다. 그런 다음 구조대의 포단을 창문 밖으로 던진다. 포단이 모두 바닥에 떨어지면 지상에 있는 사람은 포단이 움직이지 않도록 양쪽을 단단히 고정한다. 이제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은 입구틀을 세운다. 입구틀이 세워지면 고정틀 중간발판을 아래로 내린다. 발판을 딛고 발부터 입구틀에 넣어 탈출을 하면 된다.

완강기는 사용자의 몸무게에 따라 자동적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기구 중 사용자가 교대하여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완강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벽면에 부착된 지지대를 걸어야 한다. 그런 다음 완강기 후크(Hook)를 고리에 걸고 지지대와 연결해 나사를 조인 후 체결이 잘 되었는지 당겨본다. 창문을 열고 창문 밖에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한 후 창 밖으로 줄(Reel)을 던진다. 벨트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쓰고 겨드랑이에 바짝 붙여서 건다. 이때 벨트가 꼬이지 않도록 한다. 그 다음 벨트를 가슴에 꽉 조여 준다.

이어서 지지대가 창문 밖으로 향하도록 돌린다. 두 손으로 속도조절기 바로 밑의 로프 2개를 잡는다. 몸을 발부터 창문 밖으로 내민다. 두 손은 건물 벽을 밀거나 수평으로 팔을 펼친 상태로 하고 두 발은 뻗어서 내려간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내려갈 때 벨트가 벗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은 절대로 위로 향하지 않도록 한다.   

기존 의료시설에 설치되어 있는 소방시설이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시설의 매뉴얼만이라도 정확히 익혀서 체화(體化)시킨다면 화재 초기진압 및 인명대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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