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투자’라는 인식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돼야”
“‘안전은 투자’라는 인식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돼야”
  • 승인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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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Industrial Safety & Health Association : JISHA

 

야마키 노부유키(Yamaki Nobuyuki) 일본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 이사장
야마키 노부유키(Yamaki Nobuyuki) 일본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 이사장


안전선진국 반열에 오른 아시아권 국가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최근 일본의 대표적인 도시인 도쿄는 영국의 유명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조사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SAFE CITIES INDEX 2017)’ 1위에 올랐다. 각종 생활·재난·방재·정보·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의 안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언제부터 다수의 국가들이 바라는 안전선진국이 되었을까? 고도성장기, 즉 1960~70년대에는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산업재해로 상당한 고충을 겪었다. 당시 연간 산업재해자 수는 50만여 명에 육박했고 사망재해자 수도 6000여 명에 달했다. 이랬던 일본이 50여 년 만에 연간 산업재해자, 사망재해자 수가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각각 약 11만여  명, 900여 명을 기록하는 등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이처럼 일본이 산업안전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배경에는 일본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JISHA : Japan Industrial Safety & Health Association)가 있다. JISHA는 산업발전 초창기인 1964년 설립된 대표적인 민간재해예방기관으로, 일본 내 선진 안전문화를 정착·확산시키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마키 노부유키(Yamaki Nobuyuki) JISHA 이사장을 만나, 일본의 산업안전과 관련한 JISHA의 역할과 활동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Q. 이사장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1975년 일본 도쿄대를 졸업하고, 같은 해 일본광업주식회사(現 JXTG 홀딩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재직기간 중 총무·인사·홍보·비서·CSR·안전환경 등 기업의 지원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역량을 인정받아 2001년 일광금속주식회사(現 JX금속 주식회사)의 임원으로 발탁돼 부사장까지 역임했습니다. 기업의 임원으로서 전사적인 상황을 살피면서 안전의 중요성을 거듭 깨닫게 되었고, 이후 자연스럽게 안전을 우선시 하는 경영 방침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러한 안전 마인드와 경영 전문성 등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7월부터 JISHA를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Q. 안전에 대한 이사장님의 신념이 궁금합니다.
산업현장의 모든 근로자는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다양한 위험요인으로부터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념을 갖게 된 데에는 과거 기업에서 경험했던 중대재해가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비참한 사고로 피해를 입은 근로자와 가족들의 슬픔을 지켜보며 느꼈던 감정과 연민의 마음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해서는 각별한 신념을 갖게 되었고 그 후 사업장의 안전 수준 향상과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협회를 이끌고 있는 지금도 과거 기업에 있을 때의 신념을 그대로 갖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기업 내 소속 근로자와 사업장의 안전만을 생각했다면, 현재는 일본 전역 모든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Q. JISHA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협회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Safe Work, Safe Life)’라는 경영 이념을 모토로 ▲기업의 사내교육(위험성평가, 위험예지훈련, 기계 및 설비 안전) ▲안전전문 인재 육성 ▲내부안전감사 검토 ▲안전보건 계획 및 개선사항 컨설팅 ▲계획에 따른 진행과정 검토 ▲최신 안전기술 및 노하우 제공 ▲대국민 안전의식 강화를 위한 전국 단위의 안전캠페인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협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인재’의 육성입니다. 여기서 인재는 근로자를 뜻합니다. 우리 협회는 모든 근로자가 안전전문가가 된다면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이 자연스럽게 향상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에 모든 근로자가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각종 교육과 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ISO 45001(국제안전보건경영시스템) 발행에 따라 이 시스템의 일본 내 도입·확산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Q. 최근 일본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동향이 궁금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의 산업재해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습니다. 1960년대 당시 연간 산업재해자 50만여 명, 사망재해자 6000여 명에 이르던 것이 현재는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각각 약 11만여 명, 900여 명을 기록하는 등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산업재해가 증가추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사망재해가 급증하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즉 현재 일본은 산업안전의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산업구조의 다변화 등에 따라 다양한 위험요인이 등장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일본 내 산업현장에서는 일손 부족, 고령화, 미숙련 근로자 및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 등으로 안전보건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시대적으로 베이비붐세대가 은퇴하면서 기술역량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우수한 기술력이 다음 세대로 전승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신규화학물질 등 새로운 유해위험 요인의 출현 ▲제조사업장의 설비 및 장치의 노후화 ▲안전의식이 비교적 미흡한 서비스업 등 제3차 산업의 비중 증가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위험요인을 가장 먼저 발견·보고·개선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현장 근로자

Q. 제4차 산업혁명이 안전보건 분야에서도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JISHA는 어떠한 대응책을 가지고 계신지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견인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는 세계 공용의 인터넷과 인프라를 가동 엔진으로 하여 도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모든 사회적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안전과 연계시켜 볼 때, 기계와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기존 안전 활동의 개념으로는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안전학’을 제창한 무카이도노 마사오 메이지대학교 명예교수는 최근 인간과 기계가 함께 작업하면서 안전을 확보해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 ‘Safety 2.0’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그동안 ‘무재해 운동(Safety 0.0)’과 ‘기계안전(Safety 1.0)’을 기반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법령의 최신 동향을 비롯해 기존의 안전대책과 ‘Safety 2.0’을 융합, 미래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밖에도 우리 협회는 최신 안전기술 및 정보, 안전관리 우수사례 등을 습득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활성화 하는데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10월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전국산업안전보건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정부, 학계, 전국 기업의 안전보건관계자 등 1만여 명의 안전 기술력과 역량을 제고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Q. 한국의 사업주와 안전보건관계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출산, 고령화, 일손부족 등 최근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 등은 단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역시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재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머리를 맞대 정보를 공유하고 연구해 나간다면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과거 기업가로서, 그리고 현재 일본 산업현장의 안전에 기여하는 JISHA의 이사장으로서 크게 3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사업주 분들께서는 ‘안전은 투자’라는 인식을 꼭 갖춰주셨으면 합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생산, 품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안전을 우선시 하는 최고 경영자들이 늘어날 때 비로소 안전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부디 비용을 떠나, 근로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만큼은 각별한 신경을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둘째, 안전보건관계자분들께서는 현장 근로자들이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각종 재해의 원인이 되는 기계·설비 오류와 미흡한 안전관리 등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보고하며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현장 근로자입니다. 이들이 안전에 대한 철저한 책임의식을 갖추었을 때 사업장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안전관리나 안전 활동을 추진할 때 제3자의 의견에 적극 귀 기울여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안전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배우는 것이 때론 매우 유익합니다. 제3자의 관점과 견해, 그리고 조언을 받아들일 때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를 발굴할 수 있으며, 또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일본과 한국이 상호 협력을 통해 두 나라의 안전보건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기를 기원합니다.

 

일본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JISHA)

일본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는 1964년 노동재해방지단체법에 의거 설립된 특별민간법인으로, 도쿄의 중앙회를 비롯해 일본 전역에 12개 지역본부지회 및 안전교육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중재방은 지난 50여 년간 안전과 관련해 정부와 산업계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오며 일본이 안전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크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