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국내 안전분야에는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아는 위인이 거의 없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사회의 안전을 대하는 자세에서 찾을 수 있다. 좀 더 명확히 말하면 안전에 대해 올바른 시선을 갖고 있고 안전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국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사고 발생 시에는 날선 비판과 지적만 가할 뿐 안전을 희망과 소중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영웅은 없고 죄인만 있다.

반면 선진국은 그렇지 않다. 사고 속에 숨겨진 영웅을 찾아 안전을 빛나게 한다. ‘체슬리 슐렌버거’라는 영웅을 탄생시킨 2009년 ‘US항공의 뉴욕공항 불시착 사고’가 그 대표적인 예다. 당시 슐렌버거 기장은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상황에서 침착하게 비행기를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시켜 승객 150명의 목숨을 구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영웅이 나왔다. 현재 ‘투스카니 의인’이라 불리는 한영탁 씨(46)는 지난 12일 제2서해안고속도로 조암나들목 인근에서 한 차량이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뒤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하는 것을 목격했다. 한 씨는 운전자가 조수석 쪽으로 기댄 상태로 의식을 잃은 것을 보고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 해당 차량을 멈춰 세운 뒤 달려가서 창문을 망치로 깬 후 운전자를 밖으로 끌어내 목숨을 구해냈다. 자신의 차량이 부서지고, 자칫 가해자라는 오명을 쓸 수 있었음에도 오직 생명을 구하기 위해 행동했다.

이런 사례가 널리 퍼져 안전이 희망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선한 행위가 위법이 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구제해야 한다. 그래야 누구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아닌가.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사고를 배움과 희망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자세와 지혜를 갖춰야 한다. 우리가 바뀌어야 우리의 안전수준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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