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안전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추운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사고가 하나 있다.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다. 2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친 끔찍한 대형 참사였다.

당시 화재는 관리직원이 필로티구조인 1층 주차장 천장의 내부 결빙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된 동파방지 열선을 잡아당긴 상태에서 작업을 한 후 보온등을 끄지 않아 과열로 발생했거나, 또는 전선의 절연파괴로 인한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즉 열선에 대한 부실한 관리가 문제였다.

열선은 주로 소방시설의 수조, 가압송수장치, 배관 등에 동결방지를 위해 설치하거나 수도관의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다. 누구나 쉽게 구입·설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반면, 관리 소홀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듦에 따라 열선의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열선 구입 시 안전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정부에서 안전한 제품으로 인정한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마크(Korea Certification Mark)가 있는 제품을 사야 한다. KC인증마크가 없는 제품은 국가가 확실하게 안전기준을 판단한 제품이 아니고, 화재 및 감전 등의 사고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KC마크 확인과 함께 과열될 시 자체 내의 온도 센서에 의해 차단이 이루어지는 ‘센서형 열선’을 구입한다면 더욱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열선 구입 시에는 피복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열선이 난연성 보온재 내에 설치되면 그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으니, 구입할 때 잘 살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열선 감는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열선은 일정한 간격으로 한 겹씩 감는 것을 권장한다. 열선을 너무 촘촘히 감거나 두세 겹으로 과도하게 겹쳐서 감게 되면 열선 간에 열이 축적되어 열선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절연파괴로 인한 누전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열선 끝부분에는 절연마개를 씌워 마감처리를 하고 남는 열선은 뭉쳐놓지 말고 늘어뜨려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열선을 감기 전에 옷가지, 스티로폼 등을 먼저 감는 행위는 화재를 부추기는 것이니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셋째, 열선 단독 배선용차단기 겸용 누전차단기를 설치하자.

열선에 과전류, 누전 등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차단기를 설치하되, 열선만을 단독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배선용차단기 겸용 누전차단기는 기존의 콘센트에 꽂아서 사용하는 꽂음 접속식 누전차단기, 기존의 콘센트를 교체해 사용하는 콘센트겸용 누전차단기가 있다.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어느 것이든 관계없지만 열선 1m당 소비전력이 15W정도이므로 이에 적합한 정격전류를 선정하고 정격감도전류도 15mA로 민감한 차단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 1~2회 정도 차단기의 시험버튼을 눌러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열선 대체품을 사용해야 한다.

요즘에는 열선보다 안전한 대체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그 중 메탈히터 동결방지 제품은 눈여겨볼만 하다. 이것은 금속히터를 배관에 일정한 간격으로 부착시켜 배관의 국소 부분을 가열하여 전도 및 대류현상에 의해 배관을 보온시키는 방식이다. 기존 열선 대비 70% 이상의 절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금속히터로 되어있어서 피복 손상에 의한 절연불량이 나타날 확률도 거의 없다.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은 화재예방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남은 동절기 동안 국민 모두가 안전한 열선 사용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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