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대책, 제한과 보상의 균형 필요
고령운전자 대책, 제한과 보상의 균형 필요
  • 승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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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 說

지난 12일 국내 3대 사찰 가운데 하나인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많은 불교도들이 통도사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량 한 대가 인도로 돌진을 하여 행인들을 덮친 것이다. 이 불의의 사고로 50대 여성이 목숨을 잃고 10여 명이 다쳤다.

특히 숨진 여성이 3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하며 환자들을 위한 헌신의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전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허나, 이번 사고가 전국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단지 안타까운 사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정확히는 이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사고를 주시하게 만든 이유였다.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일흔 다섯살의 고령운전자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고령운전자 사고가 다발하다보니 이번 사고가 그 심각성을 재차 환기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고령운전자의 경우 인지능력이나 신체능력 등이 저하되다보니 안전한 운행을 유지하는데 있어 무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번 사고의 운전자 또한 경찰 조사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는데, 차가 생각보다 빠르게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단순 몇몇의 사례가 아니다. 관련 통계를 보면 사고의 심각함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7년) ‘65~69세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7.8%’, ‘70~74세는 5.8%’, ‘75~79세는 14.3%’, ‘80세 이상은 18.5%’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사고가 지속 늘고 있고, 특히 고령으로 갈수록 사고가 급증함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심각성을 감안,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올해 1월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증 갱신·적성검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면허취득 또는 면허증 갱신 전에 반드시 면허시험장에서 교통안전교육(2시간)을 이수하도록 한 것이다. 또 도로교통공단이 지자체와 협업해 면허증 자진 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제도 운영 초기 단계이다 보니 그 파급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헌데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이 제도들의 방향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부분이 고령운전자의 운전만을 금지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순히 나이가 많아 위험하니 운전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고령자 이동의 자유와 권리를 너무 심하게 제약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권리를 제한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대안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도시에 사는 노인이야 지역 내 대중교통체계가 잘 발달되어 있으니 이동에 큰 무리가 없겠지만, 지방 소도시나 농촌지역은 그렇지 않다. 자차 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이동에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밤이나 심야시간에 급한 일이 생기거나, 많은 물건을 옮겨야 할 때도 자차운전을 할 수 없다면 상당히 불편하다. 아니 거의 못한다고 봐야 한다.  

과연 정부가 이런 것들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 놓고 고령운전자의 면허를 반납하라 하고 운전에 제약을 두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당연히 부족함이 있으니, 고령운전자들이 면허 반납을 꺼리고 계속 운전을 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사고위험이 높은 고령운전자의 급증을 의미한다.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대·소도시에 상관없이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없고, 고령운전자가 운전해도 안전할 수 있는 자동차 및 교통시설 환경을 만들고, 면허증 반납에 대한 큰 폭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광범위하면서 섬세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것은 노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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