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구소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재료연구소는 금속, 세라믹, 복합소재 등 소재 관련 연구개발과 시험 평가, 기술지원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세부적으로는 소재물성평가, 원자력공인검사, 풍력 터빈 성능평가, 중소·중견기업 기술지원 등을 실시해 국가소재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재료연구소는 관내 안전관계자들에게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연간 취급하는 화학물질만 약 5,000여종에 달하는 등 위험요소가 많음에도 불구 하고 ‘연구실 안전 유공자 및 유공기관 장관표창’, ‘안전한국훈련 유공자 장관표창’, ‘국가안전대진단 유공자 장관표창’,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 등 안전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대학 및 연구기관, 기업부설연구소에서도 재료 연구소의 안전관리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종종 방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곳에서 어떤 안전 관리가 전개되고 있는 지 살펴봤다.

경영방침의 첫손 ‘안전 최우선’
안전보건관리가 우수한 사업장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최고경영자에 의한 안전경영이 실천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의 안전마인드가 곧 안전보건관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재료연구소에서도 안전경영이 적극 실천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정환 소장은 부임 직후 ‘안전한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이를 적극 실천했다. 최근에는 185개 달하는 실험실을 대상으로 매주 1회, 부소장과 함께 합동점검을 실시하면서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이때에는 안전 담당부서(안전시설실)에서 조언한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상 징후 발생 시 즉시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것도 이정환 소장의 안전철학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 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소장은 현장에서 아차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모든 간부를 특별 소집해 사고에 대한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처럼 최고경영자가 안전을 솔선수범하면서 자연스럽게 재료연구소 구성원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문화가 자리 잡게 됐다.
 

연구책임자 및 실험수행자 주관으로 모든 공정에 대한 위험성평가 실시

시스템에 의한 안전보건관리 전개
재료연구소에서는 매년 400개 내외에 달하는 연구과제가 수행된다. 이로 인해 사용하는 화학물질만 5,000여종에 달하는 실정이다. 취급하는 화학물질도 금수성 물질에서부터 자연발화물질까지 다양해 안전관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한번 설비가 들어선다고 해서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과제에 따라 취급하는 화학물질 등이 변화하고 설비가 바뀌기 때문에, 이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지난 2014년 화학물질통합관리시스템(CMS)을 구축했다. 연구소에서 다루는 화학물질을 전수조사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전주기 관리를 시작한 것이다. 그 성과를 기반으로 2016년에는 ‘안전관리통합시스템(C&SHE)’을 구축했다. 이름 그대로 화학, 안전, 보건, 환경을 아우르는 통합관리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시스템을 통해 실험실 명칭에서부터 관리감독자, 연구실책임자, 안전담당자, 실험 공정 매뉴얼, 비상연락망, 위험성평가 보고서, 안전교육 이수내역 등 모든 사항을 등록하여 데이터화하고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실험실에 대한 각종 점검결과도 이 시스템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법적 근거 등 모든 사항이 해당 연구실 관계자에게 통보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위험성평가도 이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연구자들이 직접 실험실 공정에 대한 기본 정보와 공정을 바탕으로 위험도를 산출하여 1차 보고서를 완성하면, 안전시설실에서는 현장 점검과 면담 등을 통해 2차 위험성평가 보고서를 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안전보건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재료연구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든 실험실을 관리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에 비해 수준 높은 안전보건관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준수해야 안전한 연구실이 조성된다는 전사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전의식 제고활동 적극 실시
재료연구소에서는 시스템에 의한 안전보건관리와 함께 불안전한 행동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에도 만전을 다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안전보건교육을 꼽을 수 있다. 신규 채용자의 경우 입소 시 8시간의 온라인 안전보건을 받고 안전·보건관리자, 소방안전관리자에게 추가로 2시간의 집체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한 매월 2시간씩 연구실별 관리감독자 주관의 정기안전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매년 모든 관리감독자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집체교육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경우 실험실 출입 자체가 금지될 정도로 안전보건교육에 심혈을 기 울이고 있다. 안전의식을 강화해 불안전한 행동을 예방하겠다는 의지가 잘 나타나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재료연구소에서는 ‘직무스트레스 심리 상담 프로그램’, ‘근골격계질환예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정신·보건관리에도 최선을 다하 고 있다. 안전에 기반한 연구활동으로 우리나라 소재 R&D를 이끌고 있는 재료연구소. 이곳의 시스템이 우리 나라 연구실 안전보건관리의 표준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무재해 현장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 라고 확신한다.

 

Mini Interview
이정환 재료연구소 소장
안전에서도 본립도생(本立道生)의 뜻을 되새겨야

논어에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본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뜻으로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재료연구소에서는 수많은 과제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 연구에 대한 전문성 또한 매우 깊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연구에 앞서 ‘안전’이라는 기본이 없으면 아무리 우수한 논문도, 연구성과도 한 낱 종이조각에 불과합 니다. 그 어떠한 연구성과도 생명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 입니다. 최근 우리 연구소에서는 재난안전과 관련한 소재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성과 들은 앞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연구 과정에서 안전에 소홀해 정작 연구를 하는 이들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다면 어떻겠습니까. ‘몇몇의 희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게 되었다’고 칭송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구성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게 될 것 입니다.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안전을 모든 일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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