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현장의 언어문화 바로잡을 기회
일본의 경제보복, 현장의 언어문화 바로잡을 기회
  • 승인 20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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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 說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거센 반일감정 속 범국민적인 맞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일본 브랜드를 나열한 ‘불매 리스트’를 작성·공유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돌입했고, 일본 관광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크게 일고 있다. 도·소매점 단체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은 일본산 담배와 맥주 등을 반품하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을 촉진시키고 있다.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던 우리 정부도 아베 총리가 대북 제재 이행 문제까지 걸고넘어지며 추가 수출 규제 조처를 내비치자, 결국 강력한 맞대응에 나설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상호 호혜적인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에 실질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도 한목소리로 초당적 대응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국회 차원의 방일단 파견,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철회 촉구 국회 결의안 등에 합의했다.

경제계는 비상 상황 속 분주한 모습이다. 당장 폭탄을 맞은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를 비롯해 주요 그룹과 산업계가 일제히 일본의 경제 보복 확대와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수출 규제가 강화된 3개 품목(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외에도 전략물자를 포함한 다른 일본산 소재부품이 수출규제대상에 오를 것에 미리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안전보건분야는 아직까지 조용하다. 분야 특성상 맞대응에 나설 만한 것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안전보건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일본이 제도나 산업부분에서 우리보다 선진국이다 보니 마땅히 타격을 가할 만한 카드가 없기도 하다.

허나 보복의 카드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되갚아줄 것이 없다면 그들이 가장 공들여 심었던 씨앗이라도 말끔히 뽑아내면 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산업현장 전반에 깊숙이 스며든 일제의 잔재인 일본용어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일본용어가 많이 사라졌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오야지(책임자), 나라시(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 가끼다시(긁어내기), 오함마(쇠로 된 대형 망치), 가꾸목(각목), 가다와꾸(거푸집), 아시바(비계) 등 일본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언어는 그 나라 국민의 ‘혼’이자 문화의 상징이다. 이를 알기에 일본은 강점기에 우리의 민족혼을 말살하고 일본문화를 뿌리내리려 조선어 사용을 금지했다. 헌데 광복 74주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일본용어가 흔하게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자 우리 산업현장이 아직도 일본식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방증이다.

무분별한 일본용어의 사용은 안전에도 큰 위험요소가 된다. 근로자들간 또는 근로자와 관리자간의 소통을 어렵게 하거나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런 간극은 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자 나아가 안전사고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산업현장 일각에서는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이 당장은 큰 위협이 되겠지만, 미래를 내다보면 핵심소재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국내 부품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안전분야도 마찬가지다. 이 상황을 우리 산업현장의 안전보건을 위해 잘못된 언어문화를 바로잡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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