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단가와 속도 경쟁으로 교통사고 발생 우려 높아
배달근로자, 1시간 일하고 5분도 채 쉬지 못해

지난달 25일 라이더유니온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달 25일 라이더유니온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미지제공 :뉴시스)

 

배달 노동자들이 장맛비와 불볕더위 등 여름철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안전배달료와 작업중지권 등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과 녹색연합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너무 낮은 배달 단가는 무리한 배달로 이어지고 폭염 속에서 체력저하와 일사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폭염수당을 넘어서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안전배달료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이들이 말하는 안전배달료는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의 배달 건 당 수수료를 말한다. 현재 배달 건 당 수수료는 3000원 정도다. 아울러 라이더유니온은 고용노동부가 폭염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날씨가 덥거나 폭우가 내릴수록 주문이 쏟아지는 배달 업무 특성상 폭염특보 발령 시 시간당 10~15분씩 휴식 등의 대책이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에서 라이더들의 오토바이 위 온도가 40도에 육박했지만, 라이더들은 헬멧과, 배달 조끼 등을 입고 쉴 새 없이 배달 업무를 수행했다”면서 “라이더들이 더위 속에서 충분한 휴식을 하며 일할 수 있도록 안전배달료와 작업중지권,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도로 위는 복사열에 매연까지 있어서 라이더들이 느끼는 더위의 체감지수가 높아진다”면서 “탈수증상 등 라이더들의 건강상 위험들이 높아지고 있지만 라이더들의 노동 조건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말했다.

◇배달 근로자 근로환경 개선 시급
음식서비스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지역 배달 근로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8.6시간인 반면, 휴게시간은 26.6분에 불과했다. 1시간 일하고 5분도 채 쉬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음식배달업 근로자는 근로환경에 대한 법적 장치가 없어 임금이 체불되거나 초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울러 배달 업체 간 속도경쟁으로 인해 오토바이 사고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2015~2017년)간 전체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륜차 교통사고는 2015년 1만2654건, 2016년 1만3076건, 2017년 1만3730건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일방적 수수료 인하로 배달 근로자들이 무리하게 주문을 따내려다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사고가 나더라도 배달대행업체의 도움을 받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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